최근 국제 의학계에서 세계보건기구(WHO) 마가렛 찬 사무총장이 중국의 장기 이식 시스템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을 두고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 의사들도 목소리를 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독립적인 다수의 조사자들은 이미 중국이 장기 이식 시스템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양심수 및 사형수의 장기를 무단으로 적출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중 지난 6월 캐나다 인권변호사 데이비드 메이터스와 전 국무지원장관 데이비드 킬고어 및 탐사 저널리스트 에단 구트만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파룬궁 수련인 등 중국의 강제 장기 적출 피해자가 150만 명에서 25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적 비난 여론이 일어나자 중국 당국은 지난 10월 베이징에서 장기 이식 회의를 개최해 진화에 나섰고, 찬 사무총장을 비롯해 초빙인사들의 입을 빌어 중국의 장기 이식 시스템을 옹호하도록 했다.

이에 ‘강제장기적출에 반대하는 의사들(DAFOH, 이하 다포)’를 주축으로 각국 의사들은 세계보건기구 이사회 위원들에게 보내는 서한에 연대 서명을 통해, 중국이 인간의 세포, 조직 및 장기 이식에 관한 WHO 지침 원칙 11가지 항목 중 7가지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또 연대 서명에 참여한 의사들은 WHO가 국제이식사회가 요구하는 강력한 윤리적 기준을 지지하라고 촉구했다.

다포는 네 가지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만 중국에서 사형수 장기 적출이 중단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 요건은 중국 정부가 사형수 장기 사용을 허용한 1984년 규정을 폐지할 것, 사형수의 장기 적출을 종식하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이식법을 공개할 것, 모든 장기 이식 관련 데이터를 공개할 것, 최초 기증자를 포함해 모든 이식 장기를 추적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한국에서는 연대 서명에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한희철 이사장(고려대 의대 생리학 교수)과 정지태 대한의학회 부회장(고려대 의대 의인문학교실 주임교수), 이승원 국제장기이식윤리협회(IAEOT) 회장이 동참했다. 이들은 중국의 강제 장기 적출 실상을 파헤친 다큐멘터리 휴먼 하비스트(Human harvest) 국내 상영과 포럼을 진행해, 한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비영리 연구진실성 검증센터(Non-profit Center for Scientific Integrity)는, 의료윤리저널(JME)에 실린 위타오샹(Yu-Tao Xiang, et. al) 박사 등의 논문이 중국의 실제 장기 이식 건수에 의도적인 혼동을 일으켰다고 평가하며, 논문을 취소할 것을 요구하는 의사들의 요청이 있음을 밝혔다. 이에 JME 편집부는 수정 논문을 출간할 것을 저자 측에 요구했다.

이스탄불 선언 실행그룹(Declaration of Istanbul Custodian Group)의 공동 창설자 중 한 명이자 ‘중국에 관한 이식학회의 2006년 정책 성명(Transplantation Society's 2006 policy statement on China)’의 주요 저자인 애니카 티벨 (Annika Tibell) 박사는 UN 또는 유럽 평의회 같은 국제기구들에 조사를 요청했다. 티벨 박사는 조사가 진행되기 전까지 중국과의 어떠한 약속이든 장기적출의 변화를 위한 것이어야 하지 그것을 승인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의학계에서는 장기이식 관련법 개정을 통해 중국 원정 장기이식을 근절하는 움직임에도 적극적이다. 호주 외과의사들은 비윤리적인 장기 이식으로부터 환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 개정을 호주의 지도자들에게 요청했다. 이식 외과의사들은 이스라엘이 2008년 입법을 통해 원정 이식을 중지시키고 자발적 기증을 300% 늘린 사례가 있음을 소개하면서, 호주도 원정 장기 이식을 금지하기 위한 법 개정이 필요함을 말했다. 언론사들 또한 실태 조사를 통해, 2001년과 2014년 사이에 해외 암시장에서 장기이식을 받은 100명의 호주인들이 건강에 위협을 받고 있음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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