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국정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보건복지부의 한의사혈액검사 사용 가능 유권해석에 최순실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가 “근거 없는 의혹제기에 대한 내용은 이미 한 달 전 일부 양의사들이 (혼란스런)시국을 틈타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방해할 목적으로 비방하고자 퍼트린 근거 없는 루머에 불과하며 해당 유권해석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검토됐다”면서 발끈하고 나섰다.

한의협은 이날 ‘한의사혈액검사 사용 가능 유권해석에 최순실이 관여 의혹에 대한 대한한의사협회 입장’이란 보도자료를 통해 “루머는 최순실의 국정 농단이 알려지면서 약 한달 전 대한의사협회 이용민 의료정책연구소장이 2014년 3월 복지부가 ‘한의사가 혈액검사를 사용할 수 있다’고 내린 유권해석에 최순실이 개입돼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언론사에 배포하며 시작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최순실의 국정농단 시국을 틈타 국민, 국회, 사법부, 공정위 등이 모두 한의계의 손을 들며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고 있는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을 막아보려는 양방의료계의 근거없는 의혹 제기에 불과하다는 게 한의협 주장이다.

한의협은 “한의사의 혈액검사 사용 가능 유권해석은 2013년 12월 23일 헌법재판소에서 안압측정기 등 의료기기 5종에 대해 한의사도 사용가능하다고 만장일치로 결정하며 ‘한의사도 앞으로는 기본적인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판결함에 따라 이뤄졌다”면서 “당시 헌법재판소는 1)보건상 위해의 우려가 없으며 2)한의사가 의료인으로서 교육을 받았으며 3)수치 등으로 결과가 쉽게 판독 가능한 의료기기에 대해서는 한의사가 기본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의협이 2014년 3월 혈액검사를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는지 유권해석을 내려달라고 요청했으며, 복지부는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한의사 사용 가능 의료기기 기준에 혈액검사가 부합하는지 검토한 후 한의사도 혈액검사를 사용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는 것이다.

한의협은 “의사협회등 양방의료계는 이 같은 유권해석이 공개되자 수차례 항의해왔으며 급기야 최순실 국정농단이 터지자 이용민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장을 시작으로 일부 양의사들이 어떻게든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비방하고자 이 일에 최순실이 개입된 것 아니냐는 근거 없는 루머를 만들어냈다”며 “그리고 이를 친 양방 보건의료전문지에 게재한 후 확대재생산을 하고 있으며 이 내용을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그대로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한 달 전 양의사들이 해당 루머를 제기한 이후 그동안 몇몇 언론사가 취재를 진행하였으나 양의사들의 의혹제기와 달리 전혀 사실이 아닌 것을 확인하고 중단된 사례가 수차례 있었다.

한의협은 “대한민국 전체가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분노하며 이를 바로잡고자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근거없는 루머를 양산하여 어떻게든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걸고넘어지려는 양방의료계의 한심한 작태에 깊은 분노를 느낀다”며 “국민과 국회, 사법부와 공정위 등이 한의계의 손을 들어주며 사회적 합의를 이뤄나가고 있는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최순실과 엮으려는 양방의료계의 모순되고 후안무치한 행동에 대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최순실 악성루머 최초 문건'

최순실 사건을 보면서 떠오른 생각

2016.10.28

이용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

미르와 K스포츠재단 설립과정의 의혹으로 불거진 최순실게이트가 세간의 화제로 등장한 지 꽤 되었고 급기야 대통령 연설문 사전 수정파일 공개로 대통령의 대국민사과와 최순실씨의 언론인터뷰 등으로 기정사실화되자 여야를 막론하고 국정쇄신과 함께 철저한 사실규명, 책임자 처벌을 주장하고 나서며 대통령의 국정운영 전반에 걸친 난맥상이 매우 우려스럽다.

위 논란을 보면서 나는 문득 한 인물이 떠올랐는데 그는 최씨와 같은 성을 가졌으며 지난2013년 10월 청와대 오찬회동에서 대통령에게 한의사현대기기사용 문제 등을 직소하여 대통령이 관계부처에 이를 해결하라 바로 지시하는 등 즉답을 이끌어낸 장본인이며 2014년 11월 한의사에 대한 현대의료기기 판매금지 요청과 관련해 공정위에 시정을 요구한 당사자이다.

또한 그는 삼성 등을 통한 혈액분석기 대량구매 가능여부 타진 등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기정사실화 하려하였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취지를 따랐다고 강변하지만 위 대통령의 지시에 화답하듯이 2014년 3월 기존입장을 뒤집고 한의사의 혈액분석기 사용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었고 최근 공정위는 위 시정요구에 따라 의료계에 10억여원의 과징금 부과 통지를 하기에 이르렀다.

그 당사자는 바로 한의사 최주리씨로 2012년에 한의산업협동조합을 설립하고 2013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 힐링타운 동의본가 운영사업권을 위탁받고 2014년 한국관광공사 쿠알라룸푸르 지사와 K-Beauty 홍보관 운영을 위한 MOU를 체결하였으며 2015년에는 ASB GROUP과 합작으로 말레이시아에 ‘MEDICAL PALACE’를 설립하고 K-BEAUTY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의 인도순방에 중소기업인 대표로서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동참하는 등 현 정부 들어 아주 주목받는 한의약산업화의 대표주자로 또한 창조경제 실천의 아이콘으로 등장하였다. 그런데 요즘 최순실씨와 미르, K스포츠재단이 자주 언급되는 바람에 나의 상상력이 자극되어 두 최씨와 K-재단, K-BEAUTY 센터 등이 연관되며 이글을 쓰게 되었다.

물론 두 사건에서 최씨 성의 두 여성과 K-재단과 K-뷰티센터 간 연결고리는 거의 없고 그럴 확률도 희박하다. 하지만 최순실씨가 대통령에게 도를 넘은 사적인 조력을 함으로서 국기문란을 초래했다면 최이사장은 한의약산업화라는 의료외적 논리로 대한민국 의료의 근간인 면허제도를 혼란케 하는 계기를 유발하였다는 점에서 나는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최근에 불거진 산청군 동의본가 수탁자 조세포탈과 횡령 의혹, 한의원과 힐링체험숙박시설 등의 재위탁 과정의 불법의혹 등이 언론에 보도되는 등 그 규모와 내용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관련 산청군 지방공무원의 행태 등을 보도한 언론보도내용을 보니 미르나 K-재단의 의혹과 오버랩 되며 한국의료계의 최순실게이트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은 사적 인연을 국가경영이라는 공적인 영역에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끌어들였다는 것이고 결국 그런 행태가 위계질서를 흔들고 위법행위를 자초하게 한 것이다. 주요 국가정책을 시스템을 통해 해결하는 것은 그 시행착오를 줄이는 안전장치이다. 그러한 절차와 조정을 거친 사안은 그 결정이 잘못일 가능성이 당연히 줄어든다.

또한 관련 공무원들이 호가호위 하는 이들에게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윗선의 의도를 미리 지레짐작하여 관련 재단 등의 설립이나 사업에 각종 특혜성 행정지원을 하거나 실제 특혜를 제공하는 것과 양해각서 등을 통해 밀어주고 특정 사업권을 넘겨주거나 사후감독을 게을리 하고 그들이 제기하는 민원에 대해 편파적인 조사 및 결정을 한다면 이는 분명 부당한 일이다.

마찬가지로 대통령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건의자가 즉석 요청한 사항에 대해 해당부서에 그 사안의 실현가능성을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는 것과 한의사가 채혈조차 못하게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거두절미하고 관계자에게 바로 조치하라 지시하는 것은 아주 다르다. 이런 시스템을 무시한 즉석결정이나 사적인사에 의존한 국정결정은 당연히 위험한 것이다.

한쪽은 수십년 동안 친분을 유지한 소위 비선실세이고 한쪽은 이제 불혹을 갓 넘긴 젊은 한의사이며 그들 간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나로서는 그냥 이번 비선실세 사건 탓으로 국가적 위기가 닥쳤다면 한국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걱정해야 할 만한 면허제도 관련 상황 역시 별것 아닌 것 같은 우연한 계기로부터 시작 되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두 사람이 우연히 최씨성을 가졌고 우연히 K-재단과 K-뷰티센터에 관련되어 있으며 우연히 현 대통령과 조금 혹은 많이 연관이 있으며 정말 우연히 관련 공무원들이 조금 혹은 많이 뒤를 봐주었을 뿐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전혀 연관 없는 듯한 이 두 사건이 연상되어 지는 것은 나의 발랄한 상상력 탓이고 이로 인해 벌어지는 사달은 오롯이 나의 몫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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