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학연 연구팀은 MicroPET/CT 분석을 통해 태계혈 전침 자극 실험군에서 해마를 포함한 뇌 피질 부위의 대사량이 대조군에 비해 43% 증가함을 밝혔다. 이는 정상군의 91%까지 회복한 수준이다.

국내 연구진이 한의학에서 사용하는 전기침을 사용해 혈관성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의 치료 기전을 밝혀, 한의학의 치매 치료 가능성에 청신호를 밝혔다.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란 인지기능장애는 있으나 치매라고 할 만큼 심하지 않아 정상노화와 치매의 중간단계로 볼 수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혜정) 임상연구부 이준환 박사 연구팀은 경도인지장애 동물 모델에서 한의치료기술인 전침 치료가 인지기능 향상에 효과를 보였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에서 실험쥐(mouse)를 정상군, 경도인지장애를 유발한 대조군(양쪽 총경동맥 5분간 결찰 후 경도인지장애를 유발한 동물 모델), 경도인지장애 동물 모델의 태계혈(태계혈은 안쪽 복사뼈와 아킬레스건 중간에 위치한 혈자리로 건망증, 불면증 등 정신신경계 증상에 효능이 있다)에 2일에 1회씩 총 4회 전기침을 놓은 실험군으로 나눠 각각의 차이를 관찰했다.

전기침의 인지기능 개선효과 평가에는 Y-미로시험(Y-maze test), 해마부위 손상 확인을 위한 조직화학염색과 단백질 분석 방법, 뇌 활성 부위를 탐색하는 MicroPET/CT(마이크로 양전자방출 단층/컴퓨터 단층)촬영 등 4가지 실험방법이 활용됐다.

연구팀이 공간인지능력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Y-미로실험을 진행한 결과, 경도인지장애 실험쥐의 태계혈에 침 자극을 했을 때 침 자극을 주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공간인지 능력이 20%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팀은 침 치료 후 기억력을 주관하는 뇌 부위인 해마의 신경세포 손상 정도를 조직면역염색을 통해 확인한 결과, 태계혈에 전기침 자극을 준 실험군이 대조군에 비해 신경세포 손상 정도가 34%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경도인지장애 실험쥐의 해마를 적출해 신경염증 및 신경세포 생존에 관련된 단백질들을 분석한 결과, 태계혈 실험군에서 염증관련 단백질들(Iba-1, TLR4, TNF-α)이 현저히 감소(각각 58%, 58%, 44%) 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태계혈 전기침 자극이 신경세포 생존과 관련된 단백질 pERK/ERK 발현을 75% 증가시켰다.

마지막으로 MicroPET/CT를 이용해 전기침 자극에 의한 뇌의 염증 반응 억제와 글루코오스 대사량 활성의 상관관계를 증명했다.

그 결과 태계혈 전침 자극 실험군에서 해마를 포함한 뇌 피질 부위의 대사량이 대조군에 비해 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상군의 91%까지 회복한 수준이다.

이번 연구는 동물실험과 뉴로 이미징기법을 통해 전기침 자극이 손상된 신경세포들의 염증반응을 억제시키고, 뇌의 글루코오스 대사량을 활성화하는 경도인지장애 개선의 치료기전을 밝힘으로써 치료기술의 임상적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부작용을 최소화 하고 경제적 비용을 절감하는 한의치료기술이 기억력 및 인지기능 저하 관련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0~2014년 건강보험진료비 지급자료 분석 자료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인원이 2010년 2만4000명에서 2014년 10만5000명으로 약 4.3배 증가했다. 총 진료비는 2010년 66억 원에서 2014년 351억 원으로 연평균 52% 증가했다.

연구책임자 이준환 부장은 “이번 연구성과는 전기침에 의한 경도인지장애 치료의 가능성과 전기침 치료 메커니즘을 밝힌 것”이라며 “저비용의 안전한 치료 방법인 전기침이 경도인지장애, 나아가 치매 치료의 가능성을 높여 안전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치매 치료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Molecular Biology(분자신경생물학)’ 12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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