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팀이 면역체계에 의한 암세포 파괴를 방해하는 면역 체크포인트 단백질과 면역항암제들의 복합체 결정 구조를 규명해 면역항암제의 작동 메커니즘을 제시했다.

암세포는 일반 정상세포와 달리 면역세포인 T세포에 의해 인식되고 파괴된다. 그러나 암세포는 면역 체크포인트 단백질을 이용해  면역세포인 T세포의 공격을 회피할 수 있다.

암세포와 T세포에 발현되는 면역 체크포인트 단백질에는 PD-1, PD-L1, CTLA-4 등이 있다. 이들이 서로 결합하게 되면 암세포가 T세포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암세포가 아닌 것처럼 속일 수 있게 된다.

T세포는 가슴 샘에서 분화한 면역세포로서, 세포의 면역에 주된 역할을 하고 외부항원에 대한 B세포의 항체 생성을 돕는다. T세포의 종류는 총 4가지로 그 중 살해 T세포가 암세포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면역 항암제는 면역 체크포인트 저해제로 불리며, T세포가 암세포를 파괴하는 것을 돕는다. 면역 항암제는 면역 체크포인트 단백질을 찾아내어 암세포의 면역회피 기능을 마비시킨다. 이처럼 면역회피 기능이 마비된 암세포는, T세포에 쉽게 노출돼 제거된다.

 2013년 사이언스지에서 '올해의 획기적 연구(breakthrough of the year)'로 선정되기도 한 면역항암제는 1세대 세포독성 화학항암제, 2세대 표적항암제에 이어, 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현재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면역 체크포인트 저해제는 4종*으로 모두 단백질 의약품이다. 이들은 체크포인트 단백질인 PD-1, PD-L1, CTLA-4에 결합하도록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항체이다.

건국대학교 허용석 교수 연구팀은 면역 체크포인트 단백질인 PD-1, PD-L1, CTLA-4와 면역항암제들이 결합한 단백질 복합체의 3차원 구조를 X-선 결정학적 방법으로 규명하여, 면역항암제가 면역 세포의 암세포 공격을 활성화시키는 작동 메커니즘을 원자 수준에서 제시했다.

 암세포의 PD-L1이 T세포의 PD-1과 결합하면, T세포에게 암세포를 공격하지 말라는 면역회피 신호를 보낸다. 그러나 투여된 면역  항암제가 PD-L1과 PD-1의 결합부위에 미리 달라붙어 면역회피 신호를 차단시킨다. 면역회피 신호를 받지 않은 T세포는 암세포를 제거한다.

면역항암제가 T세포의 CTLA-4에 결합하면, 암세포와 T세포가  접근할 수 없게 되어 면역학적 시냅스가 형성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면역회피 신호를 받지 않은 T세포가 암세포를 파괴하는 것이다.

허용석 교수는 “이번 성과는 면역항암제 효능을 개선시키기 위한 중요한 분자 구조적 정보를 제공한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결합 부위와 결합 방식이 서로 다른 면역항암제들을 조합하여 암환자들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한 기초연구지원사업(교육부 소관) 및 바이오·의료개발사업(미래창조과학부 소관)의 지원을 통해 거둔 이번 연구  성과는 권위 있는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10월 31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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