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3개 의사단체(대한의사협회, 전국의사총연합, 대한의원협회)가 의료기기업체, 진단검사기관에 대해 한의사와 거래하지 말 것을 강요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11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는 2009년 1월부터 2012년 5월까지 초음파기기 판매업체인 GE로 하여금 한의사와 거래하지 않도록 요구하고, 이를 어길 경우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등의 공문을 송부하는 등 수년에 걸쳐 한의사와의 거래여부를 감시했다.

이에 따라 GE는 한의사와의 거래를 전면중단하고, 거래 중이던 9대의 초음파기기에 대한 손실을 부담했으며, 의협의 요구에 따라 사과하고, 조치결과를 공문으로 송부했다.

또 의협은 2011년 7월 진단검사기관들이 한의원에 혈액검사를 해준다는 회원제보를 받고, 국내 1~5순위(점유율 80%)의 대형 진단검사기관들에게 한의사의 혈액검사요청에 불응할 것을 요구했다.

따라서 거래거절 요구를 받은 기관 중 일부는 한의사에 대한 거래를 전면중단했고, 일부기관은 한의사와의 거래중단을 약속했다.

전국의사총연합은 2012년 2월 한국필의료재단, 2014년 5월 녹십자의료재단, 2014년 7월 씨젠의료재단에 한의사와의 거래중단을 요구하고, 2014년 6월 이원의료재단 등 주요기관에 거래중단을 요구했다. 거래거절 요구를 받은 3개 기관들은 한의사와의 거래를 즉각 중단했다.

대한의원협회는 2012년 2월 한국필의료재단, 2014년 5월 녹십자의료재단에 한의사와의 거래중단을 요구했으며, 거래거절 요구를 받은 2개 기관들은 한의사와의 거래를 즉각 중단했다.

공정위는 “의료기기판매업체 및 진단검사기관의 자율권, 선택권 등을 제한하고 한의사의 한방의료행위에 필요한 정당한 거래를 막아 의료서비스 시장에서의 경쟁이 감소됐다”면서 “글로벌 1위 사업자인 GE헬스케어에 대해 ‘시범케이스’식 제재를 지속적으로 가한 결과, 관련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쳐 국내 유력사업자인 삼성메디슨의 거래내역도 GE와 같이 2009년부터 급감, 현재 전무하다”고 밝혔다.

또한 공정위는 “업계 1위, 3위, 4위 사업자에 대한 직접적 거래제한 및 대부분의 사업자에 대해 거래거절을 요구한 결과, 한의사의 대체거래선 확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GE는 한의사와 거래예정이던 초음파진단기 9대의 계약을 본사 손실부담으로 파기했고, 녹십자의료재단 등의 진단검사기관은 한의사 수요처를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혈액검사를 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정확한 진단, 한약처방, 치료과정의 확인 등이 어려움에 따른 영업곤란 및 한의의 표준화․객관화․과학화에 필수적인 초음파진단기 구매까지 차단됨에 따라 한의사의 의료서비스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또 의료기술 발전 등에 다양한 형태의 의료소비자 선택권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한의원 등의 이용을 원하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one-stop 서비스를 이용할 기회를 차단하고, 의료비용이 증가되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제26조 제1항 제4호 불공정거래행위 강요해위 중 거래거절강요를 적용해 의협 10억원, 전국의사총연합 1700만원, 대한의원협회 1억2000만원 등 총 11억3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해야 할 의료전문가 집단인 대한의사협회 등이 사업자단체의 힘을 이용해 의료서비스 시장에서의 경쟁을 제한하는 등의 위법행위에 대해 엄중 조치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공정위는 불공정한 경쟁수단을 사용해 경쟁을 제한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각종 사업자단체의 법 위반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해 엄정하게 법을 집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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