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는 미국 FDA가 부작용을 이유로 판매를 중지한 ‘돔페리돈’이 국내에서는 의사들이 처방하는데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한의협은 17일 논평을 통해 “근거 없이 한약의 안전성은 문제 삼으면서 FDA가 각종 부작용으로 판매중지 시킨 돔페리돈을 양의사들이 국내에서 수십만 건 처방한 것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양의사단체의 황당한 이중잣대에 분노한다”면서, 돔페리돈과 같이 FDA가 금지한 양약을 묻지마식 처방을 하는 경우가 또 있는지 전수조사를 실시할 것을 정부당국에 촉구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근거로 2015년 3월부터 12월까지 전국의 산부인과에서 7만8361건의 돔페리돈이 처방됐다고 밝혔다. 또한 소아청소년과에서도 16만건의 돔페리돈이 처방됐음이 추가로 밝혀지기도 했다.

1990년 출시된 돔페리돈은 오심과 구토를 완화시켜 주는 약으로, 미국 FDA는 지난 2004년 심장마비와 돌연사 위험성을 이유로 생산 및 판매를 금지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임산부나 임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여성의 복용을 금지했고, 수유 중인 산모에게도 이 약을 먹지 말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와 대한모유수유의사회 등 의사단체들은 전혜숙 의원의 이같은 지적에 대해 국내처방 사례에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마치 국민들에게 큰 위해를 가한 듯 의사 전체를 매도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와 관련, 한의협은 “하지만 이같은 양의사단체의 주장은 평소 한약이 간기능 이상을 정상화시킨다는 논문 결과는 무시한 채 간독성 운운하며 악의적이고 근거없는 폄훼와 비방에 열을 올리던 양방의료계의 모습을 아는 이라면 실소를 금할 수 없게 만든다”며 “멀쩡한 근거는 확인하지도 않은 채 혐오발언을 일삼던 양방의료계가 이처럼 정확한 사실에 기반한 합리적인 비판에는 도리어 큰 소리를 내며 ‘국민과 국회의원이 뭘 아느냐’는 식의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의협은 “양방의료계는 지금이라도 깊이 자성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당국은 국민의 소중한 건강과 생명을 보호한다는 맡은 바 소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이번에 밝혀진 돔페리돈 뿐 아니라 혹시 이와 유사한 양약 처방 사례가 또 있는지 확인하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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