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肝) 의학의 세계적 대가인 김정룡 서울대 의대 내과학 교실 명예교수(한국간연구재단 이사장)가 11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2세. 고인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안치됐으며 13일 오전 8시에 발인한다.

고인은 1960년대 말 우리나라 만성 간질환의 주요 원인이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임을 규명했다. 1973년 B형 간염 바이러스 항원을 혈청에서 분리하는데 성공한데 이어 혈청에서 분리된 항원을 이용해 B형 간염 바이러스와 연관된 급만성 간염, 간경변증 및 원발성 간암의 퇴치에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해 1979년 실용화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고인이 개발한 백신은 외국 제품에 비해 가격이 약 10분의 1정도로 저렴하면서도 효능이 우수해 국가 보건 경제적 측면에서 막대한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왔다. 특히 1980년대 중반 이후 학령기 아동과 일반인은 물론 신생아 예방 접종에 B형 간염 백신이 추가됨에 따라 과거 10%에 달하던 우리나라 B형 간염 유병률을 5% 이하로 감소시켰을 뿐 아니라 소아와 유아 등의 감염률을 선진국 수준으로 감소시켰다.

이처럼 고인은 만성 간질환 및 간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인 간염 퇴치에 기여함으로써 ‘간 박사’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국민 보건 증진에 크게 공헌했다.

고인은 간염 백신 개발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1984년 한국간연구재단을 설립한데 이어 1986년에는 서울대 부속 간연구소를 세워 국가에 헌납함으로써 간질환을 비롯한 소화기 질환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최신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이같은 공적으로 1984년 국민훈장 모란장, 2011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주요 약력> 1935년 함경남도 삼수 출생, 1953년 목포고 졸업, 1959년 서울대 의대 졸업 / 대한내과학회 회장, 내과학연구지원재단 이사장, 대한소화기병학회 회장, 대한내과학회 이사장, 아시아 태평양 소화기병학회 회장, 한국간연구회 회장, 한국간연구재단 이사장. <수상> 국민훈장 무궁화장(2011), 호암상(1995), 국민훈장 모란장(1984), 대한민국 과학상(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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