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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사분오열되면 국민신뢰 망가진다백남기 사망진단서, 박주신 진단서 의혹투성이 스스로 밝혀야
권영팔 기자  |  ypkwon@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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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04  13: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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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포커스뉴스 제공

지난달 25일 숨진 농민 백남기씨의 사망진단서가 의료계의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씨의 병역비리 의혹에 따른 진단 논란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터져 나와 의료계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두 사건은 “외압이냐” “아니냐”를 떠나 결과에 따라서는 의료인들의 신뢰성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사안들이다. 더욱이 두 사건은 사회적으로 관심이 몰려 있는데다 진보와 보수 진영의 충돌로 인해 정치 쟁점화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먼저 백남기씨의 사망진단서에 대한 입장은 서울대병원 측과 유족 측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측은 백 씨의 죽음을 ‘외인사’가 아니라 ‘병사’로 기록한 사망진단서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유족측은 병사가 아닌 외인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부검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문제는 서울대 병원 측과 유족 측의 이견이 아닌 의료계 내부의 이견이다. 백 씨의 주치의인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백선하 교수는 지난 3일 오후 5시 30분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 서성환홀에서 열린 ‘고 백남기 특별위원회’ 긴급 기자회견에서 “치료ㆍ진단서 작성과 관련 어떤 형태의 외압도 없었다”며 “의료인으로서 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 기준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이라고 강조했다.

백 교수의 주장에 대해 서울대병원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서울대 의대 이윤성 교수는 3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백남기씨 사망진단서에 사망 종류를 ‘병사’로 분류한 것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담당교수가 일반적인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과 다르게 작성했음을 확인했다”며 “다만 다르게 작성된 것은 분명하나 담당교수가 주치의로서 헌신적인 진료를 시행했으며 임상적으로 특수한 상황에 대해 진정성을 가지고 작성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급성신부전이 외상에 의한 ‘급성 경막하출혈’인 것은 맞지만, 주치의가 헌신적인 치료를 해 상태가 안정된 이후 합병증으로 사망했기 때문에 병사로 기록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위원회는 “사망 원인의 판단은 직접 담당한 의사의 재량에 속하고 만약 주치의가 이에 대해 적절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면 문제가 될 것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서울대 의대생들과 의대 동문에 이어 전국 의과대·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도 이날 성명을 내 “외인사임이 명백한 고 백남기씨의 죽음에 대한 잘못된 진단서로 의사 전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라며 “참된 의료인이라면 응당 이에 침묵하지 않고 자신의 직업적 양심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실수가 아닌 다른 이유로 사망진단서가 오류를 범했다면 의사와 의료에 대한 국민 신뢰를 무너뜨리고, 결국 국민 보건에 큰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단 이 문제는 백씨에 대한 부검을 해봐야 사망원인이 정확히 밝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유족측이 부검을 반대하고 있어 부검 불발 시 논쟁은 끝없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건은 의료계의 각종 진단서 작성 문제를 노정시켰다.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의사들 사이에서도 각각의 주장이 다른 만큼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확한 각종 진단서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져야 한다.

현재 의료계 내부에서는 일반적으로 사망진단서는 근본 사망원인을 적도록 하고 있다는 주장과 사망진단서 작성 시 관련 지침을 반드시 준수해야 할 이유는 없다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이런 논쟁에 이념적 정치가 끼어들면 사건은 복잡해진다. 때문에 이번 문제는 쉽게 보아 넘길 문제가 아니다. 이미 진보 좌파 쪽에서는 정치 쟁점화 한 상태기 때문이다.

백씨의 사망진단서 문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씨의 병역비리 의혹 사건과 너무 닮았다. 박주신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한 혐의로 기소된 양승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핵의학과 주임과장에 대한 법원 판결과 관계없이 현재 보수 측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승오 박사를 지지하는 모임’이 만들어졌고, 이들을 박주신의 병역비리 의혹을 밝히기 위해서는 박주신씨가 한국에 직접 와서 공개 재검을 받으면 끝날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박주신씨는 현재 영국에 머물면서 재검에 나서지 않고 있다. 때문에 논란과 의혹만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두 사건 모두 본인의 양심고백이 없고는 진실이 밝혀지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만약 이 상태로 계속 간다면 결국 정치논쟁에 휘말려 진위여부가 가려진채 미궁에 빠질 확률이 높다.

의료계가 국민들의 신뢰를 얻고, 진정으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생각한다면 의료계 스스로가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해내야 한다. 지금과 같이 의료계가 진단서 하나 놓고 사분오열되면 결국 의료는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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