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국대병원 항공의료팀이 닥터헬기를 운용한지 176일만인 지난 21일 100번째 응급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7월 21일 오전 11시 단국대병원(병원장 박우성) 항공의료팀으로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평소 고혈압과 당뇨, 치매를 앓고 있던 90대 할머니가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급성 뇌졸중이 의심돼 긴급 수술이 필요하다며 닥터헬기 출동을 요청한 것이다. 닥터헬기는 신고 접수 후 34분 만에 환자를 옮겼고, 환자를 이송 받은 단국대병원은 응급수술을 실시, 이 할머니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하늘을 나는 응급실’로 불리는 닥터헬기가 100번째 ‘임무’를 무사히 완수했다. 지난 1월 27일 날개를 편 후 176일 만이다. 이를 기념해 지난 21일 오후에는 보건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 충청남도, 단국대병원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닥터헬기 항공이송 100회 달성을 축하하는 행사도 가졌다. 닥터헬기는 기내에 각종 응급의료장비를 갖추고, 출동 시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간호사(또는 1급 응급구조사) 등이 동승해 현장 도착 직후부터 응급의료기관으로 환자를 후송할 때까지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최첨단 응급의료시스템이다.

176일 동안 닥터헬기로 이송된 100명의 환자 중 이번 90대 할머니처럼 생사를 넘나들던 환자가 대부분이었다. 환자 유형은 출혈이나 골절 등 중증외상 환자가 51명으로 가장 많았고, 심장질환(16명)과 뇌질환(15명), 호흡곤란과 쇼크, 소화기 출혈, 심한 복통, 의식저하 등이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68명, 여성이 32명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는 70대가 23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20명)와 50대(19명)가 뒤를 이었으며, 29세 이하도 9명으로 집계됐다. 100명의 환자 중에서는 72명이 상태가 호전돼 퇴원했고, 11명은 입원치료 중이며 17명은 과다출혈이나 심각한 질환 등으로 숨졌다.

닥터헬기로 이송된 대부분의 환자들이 중증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생존율이 높은 것은 이송 시간이 크게 줄었고 신속한 응급처치가 뒷받침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닥터헬기로 환자를 이송한 시간은 평균 44분으로 골든타임을 지켜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의료진이 사고현장에서부터 의료기관으로 이송하는 시점까지 직접 환자를 처치하는 것도 생존율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됐다.

박우성 단국대병원장은 “닥터헬기로 이송된 100회 사례에서 보여주듯 중증 응급환자의 생사를 가르는 신속한 응급처치와 치료 가능한 의료기관으로의 빠른 이송 덕분에 중증 응급환자의 소생률을 높일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지역의 의료기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어려운 점을 개선해 나가고, 생사를 넘나드는 환자를 닥터헬기로 신속하게 이송해 골든타임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충청남도 관계자는 “충남 닥터헬기가 그동안 이송한 환자 상당수가 기존 응급의료시스템만을 이용했을 경우 생명을 보장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었다”며 “도민 생명 지킴이로서의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산소탱크를 비롯한 각종 의료장비와 항공장비에 대한 일일점검을 실시하는 등 안전 운항을 위한 기준을 더욱 엄격하게 준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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