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방영된 KBS TV 소비자 리포트에서 ‘한약 간독성’ 문제를 제기하자, 한의계가 “한약 간독성 문제를 제기하려고 엉터리 논문을 인용했다”고 발끈하고 나섰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가 지난 1일 방송된 KBS TV 소비자 리포트 ‘속 모르는 한약, 속 타는 소비자’와 관련, 무리한 논리 전개를 위해 엉터리 논문을 인용한 부분을 문제 삼으며 언중위에 제소할 뜻을 밝혔다.

지난 7월 1일 KBS TV 소비자 리포트는 최근 모 한의원에서 당뇨치료한약을 처방한다며 양약 성분을 혼합한 사기 사건을 다뤘다. 문제된 개별 한의원의 행각에 대해 다루던 프로그램은 이후 이를 전체 한약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논지 전개를 위해 한약 간독성 문제를 지적했으며, 이 과정에서 충남대 의과대학에서 발표한 2003년부터 2008년 자료라는 것을 인용했다.

한의협은 4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논문은 이미 학계에서 수차례 문제가 지적되고 진단 스케일을 만든 개발자가 스스로 문제점을 시인한 Modified RUCAM이라는 진단 툴을 이용한 자료라는 점에서 ‘무리한 논지 전개를 위해 엉터리 논문을 사용했다’는 문제점 지적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의협에 따르면, 약인성 간손상 문제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RUCAM이라는 진단 툴을 사용하는데 2000년대 초중반 한국의 의사들이 한약의 간독성 문제를 조작하기 위해 Modified RUCAM이라는 진단 툴을 만들었으나 이후 학계의 지적을 받아 해당 툴을 만든 사람조차도 문제점을 시인하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진단 툴이란 것이다.

한의협은 KBS가 인용한 충남대 의과대학 자료 역시 문제된 Modified RUCAM을 사용해 만든 자료로서 국제적으로 전혀 인정받지 못하는 엉터리 논문을 공영방송에서 한약 간독성을 무리하게 지적하기 위해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인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의협은 이어 “RUCAM 진단 툴을 사용한 2012년 논문에서는 한약만 복용한 환자 47명에서는 간기능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한약과 양약을 병행한 환자 256명중 6명에서는 간기능 이상이 관찰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을 정도로 간기능 이상에서 주된 원인은 양약으로 의심하는 것이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관점”이라며 “또한 최근 모 한방병원의 대규모 연구에서도 보듯이 한약 치료 전과 후를 비교하면 오히려 간수치가 낮아지는 것이 세계 의학계에서는 상식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비윤리적 의료행위로 환자들에게 사기행각을 벌인 한의원 원장을 옹호할 뜻은 추호도 없고 강력한 처벌을 받길 원한다고 강조한 한의협은 방송의 인터뷰도 문제 삼았다.

현재 대한의사협회는 산하에 한방대책특별위원회라는 것을 조직하고 그 위원회의 목표로서 한의사를 없애는 것이라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위원회의 위원이자 의사협회의 임원을 맡고 있는 인사를 대학병원 교수라는 중립적 직함으로 한약을 폄훼하는 발언을 담아 그대로 방송에 내보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한의협은 “환자를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인 문제 한의사에 대해서는 비판이 가해져야 하는 것이지만 이번 KBS 소비자 리포트는 이를 넘어 보다 자극적 방송을 위해 엉터리 논문을 인용하고 편향된 인사의 인터뷰를 중립적 인사의 발언으로 포장하는 등 공영방송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훼손한 것으로서 언중위 제소, 한의사 집단 소송 등 할 수 있는 모든 대응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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