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 질병을 치료하는 한약재로 사용돼 온 작약이 자궁의 수용력을 높여 임신을 촉진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주목된다.   

한국연구재단은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사업(선도연구지원센터) 등의 지원을 받은 부산대 하기태 교수 연구팀이 한의학에서 다양한 부인과 질환에 사용돼 온 작약이 자궁의 수용력을 증진시킴으로써 임신을 촉진한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의 불임률은 13% 이상(2010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추정되며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특히 불임의 다양한 원인 중에서도 산모의 고령화와 연관돼 흔히 발생하는 난소 기능의 감소와 자궁의 착상력 부전으로 인한 불임은 현재까지 효과적인 치료법이 개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이에 착안해 5대째 불임환자를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한의원의 가전비방(家傳秘方) 2종에 포함된 한약재를 중심으로 자궁내막의 수용력을 조절하는 핵심인자인 엘아이에프(LIF)라는 면역사이토카인의 발현을 증가시키는 약재를 탐색했다.

그 결과 함박꽃의 뿌리인 작약이 가장 뛰어난 엘아이에프 발현 증가를 보였고, 인간 세포주를 이용한 실험 결과 자궁내막세포와 영양막세포의 결합이 증가되는 것을 확인했다.

세포 간의 접착에는 주로 인테그린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혔다. 특히 생쥐에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길항제인 미페프리스톤(RU486)을 처리해 만들어진 자궁내막의 수용력이 감소된 동물모델을 이용해 작약을 경구로 투여한 결과, 생체 내에서도 작약이 자궁내막의 수용력을 증가시켜 임신을 촉진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불임을 포함한 부인과 질환에 흔히 사용되던 한약재인 작약의 효능에 대해 그 효과 기전을 명확하게 밝혔을 뿐 아니라, 동물실험에서도 효과를 입증함으로써 향후 천연물을 이용한 불임치료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불임치료의 중요한 난관의 하나인 착상부전에 대해서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개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양방의 불임시술과 한의학적 치료를 병용하는 양-한방의 융합적 치료방법 개발도 기대된다.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과 의학 분야 기초연구 국제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 2월 3일자에 게재됐다.

▲ 그림설명:. A)는 정상군에 비해서 RU486을 처리한 군에서는 착상된 태아의 수가 현저히 감소했으며 또한 작약을 처리하면 RU486에 의해 유도된 착상 부전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한 것임. B)는 자궁의 조직염색 실험 결과로서, 작약이 착상력을 개선하지만 태아의 발달과정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을 나타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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