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 소염, 혈액순환 개선 등에 효과가 있는 한약재 ‘독활’과 위품인 ‘구당귀’를 구분할 수 있는 유전자 마커가 개발됐다. 독활은 항균 작용이 있어 한의학에서 신경통·요통·두통·치통 등에 널리 사용되는 약재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 K-herb연구단 문병철(책임연구원) 박사팀은 한약재 독활의 진품·위품을 구분할 수 있는 유전자 마커를 개발하고, 관련 연구결과를 SCI(E)급 국제 학술지인 모리큘스(Molecules) 2월호에 게재했다고 30일 밝혔다.

독활은 우리나라, 일본 및 북한 약전(藥典, 의약품의 기준을 정한 공정서의 하나)에서 두릅나무과 땃두릅(Aralia continentalis)의 뿌리로 규정하고 있다. 중국과 대만에서는 독활을 미나리과에 속한 중치당귀(Angelica pubescens f. biserrata = An. biserrata)의 뿌리로 규정하고 있어 국가별로 기원식물을 달리하고 있으나 효능은 동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과 우리나라에서 이들의 위품인 ‘구당귀’(Levisticum officinale)가 일부 유통되는 것으로 보인다.

 

문병철 박사팀은 유전자 분석 실험을 통해 땃두릅, 중치당귀, 구당귀 등 각각이 가진 고유의 유전자 정보를 이용해 길이(base pair, bp)가 다른 유전자를 증폭하여 기원식물과 약재를 서로 구분할 수 있는 유전자 마커를 개발했다.

분석 원리는 특정 프라이머(primer, DNA 합성 유도) 조합으로 유통되는 독활의 유전자를 증폭한 결과 유전자 길이가 101bp면 땃두릅, 233bp이면 중치당귀, 268bp면 구당귀이며, 두 개 이상의 유전자가 확인될 경우에는 해당되는 길이의 종이 섞여 있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개발된 유전자 마커를 활용해 중국과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한약재 독활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와 중국 약전에서 독활로 규정하고 있는 땃두릅이나 중치당귀가 아닌 위품 구당귀가 일부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독활의 국내 수요 증가로 인해 위품인 구당귀가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며, 독활과 구당귀는 그 효능이 상이하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독활의 위품으로 일부 유통되고 있는 구당귀는 주로 월경불순을 완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병철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유전자 마커는 식물종 고유의 유전자 정보를 활용한 것으로 분말이나 절편 상태에서도 간편하고 빠른 시간 내에 진품과 유사품 및 유사품의 혼입을 감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앞으로 다른 한약재에 대해서도 불량 또는 유사 한약재 유통방지를 위한 유전자 감별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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