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한의학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는 서적들이 국문으로 번역돼 전자책으로 발간됐다.

조선시대 인물 김덕방(金德邦)은 임진왜란 때 일본에 끌려간 후 일본에서 침술 명인이 됐다. 김덕방의 침술을 정리한 ‘침구극비전(鍼灸極秘傳)’ 등 우리 선조들의 지혜인 한의학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는 서적들이 국문으로 번역돼 전자책으로 발간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혜정, 이하 한의학연)은 한의 고전 ‘침구극비전(鍼灸極秘傳)’, ‘단방비요경험신편(單方秘要經驗新篇)’, ‘침구택일편집(鍼灸擇日編集)’을 국문으로 번역한 ‘고전한의번역서’ 시리즈를 전자책으로 발간했다고 25일 밝혔다.

침술이 뛰어났던 김덕방은 임진왜란 때 일본에 끌려간 후 우리나라 허준에 비견될 정도로 일본에서 명의(名醫)로 추앙받는 나가타 도쿠혼(永田德本)에게 의술을 전수했다.

김덕방에 대한 기록은 일본 측 사료에만 나와 있어 조선에서의 활동상황은 알 수 없으나, 나가타 도쿠혼이 김덕방에게 전수받은 침법을 일본 에도시대인 1778년에 나가타 도쿠혼의 제자가 정리한 의서가 바로 ‘침구극비전’이다. 이를 통해 김덕방이 일본에서 침술 명인으로 활동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후 ‘침구극비전’은 일본 내 침법에 머무른 것이 아니라 사혈(瀉血, 치료 목적으로 혈액을 채혈)에 관심이 지대했던 유럽으로 건너가 유럽에 동양의 침술을 알린 대표적 서적이 됐다.

‘침구극비전’에는 나가타 도쿠혼이 김덕방에게 조선의 신비한 침술을 배웠다는 내용을 비롯해서 김덕방의 침구학 관련 내용이 담겨있다.

‘단방비요경험신편’은 1913년에 신해용(申海容)이 춘추전국시대 학파인 제자백가(諸子百家)를 섭렵하고 당시 서양의학을 공부했으며 동서고금(東西古今)의 실제로 검증된 간단한 처방(實驗單方, 실험단방)들을 망라해 발간한 서적으로 알려져있다.

이는 우리나라 전통의학이 근대의학으로 이행되는 시기에 나온 대표적인 가정의학서로, 의료에서 소외된 계층을 고려해 싸고 구하기 쉬운 약재로 기록했고, 한자와 한글로 병기해 의술을 알지 못하는 사람도 쉽게 알 수 있도록 집필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균의 존재, 전염 경로 및 차단법 등 서양의학에 도입된 유행성 전염병 예방법을 다루고 있어 공중위생 향상에 기여했다.

‘침구택일편집’은 세종·문종·단종·세조까지 47년간 왕을 치료할 만큼 당대의 명의로 이름을 떨치고 의학사전인 ‘의방유취(醫方類聚)’ 편찬에 참여한 전순의(全循義)와 그의 동료인 김의손(金義孫)이 함께 침과 뜸을 놓는 좋은 시기를 정리한 서적이다.

‘침구택일편집’은 간행된 후 초본이 임진왜란 때 ‘의방유취’와 함께 일본에 약탈당한 후 일본 의학명문가인 다키(多紀) 집안에서 보존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의학연은 이처럼 일본 등 주변국도 인정한 우리나라 전통의학인 한의학의 우수성을 엿볼 수 있는 서적들을 2014년부터 국문으로 번역해 매년 3종씩 지금까지 총 6종의 ‘고전한의번역서’를 발간했다.

2015년 초에 상한경험방요촬(傷寒經驗方要撮), 은해정미(銀海精微), 군중의약(軍中醫藥)을 번역했으며, 올해 침구극비전, 침구택일편집, 단방비요경험신편을 번역해 전자책으로 제공하고 있다.

관련 자료는 한의학연 홈페이지(연구마당-연구성과물-출판물 코너)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의학연 이혜정 원장은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의술인 한의학은 일본 등 주변 국가에 영향을 끼치며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며 “우수한 한의 고전을 국문으로 번역하고 매년 전자책으로 발간해 일반인들이 한의학의 진가를 느낄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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