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장이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을 위한 대정부 투쟁을 선언한 후 골밀도 측정기를 시연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게 위법이라면 저부터 잡아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한한의사협회가 한의사들의 의료기기 사용을 위한 적극적인 방안을 강구키로 해 주목된다. 이는 그동안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에 대한 원만한 해결을 위해 보건복지부의 요청에 따라 의료계와 한의계의 협의체까지 구성해 논의를 진행했으나 협의체는 무의미해진 상황이며 복지부는 스스로 국정감사에서 약속한 기한까지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이를 위해 1월까지 보건복지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시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행정소송과 헌법소원 등을 진행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으며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장부터 의료기기 사용 투쟁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장은 12일 오전 10시30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작위위법확인소송 등 법률적 검토 진행과 함께 김 회장이 회원들의 사용 이전에 앞장서서 의료기기를 직접 사용하고, 고소․고발을 직접 당함으로써 이 문제를 사회에 알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 회장은 해당 발언을 진행하며 직접 골밀도 측정기를 시연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저는 오늘 지난 2015년 한 해 동안 보건의료계의 가장 큰 이슈였던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문제가 복지부가 약속한 것과 달리 해결되지 못한 데 대해 한의사협회의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면서 “2014년 12월 28일 국무조정실이 규제기요틴 과제중 하나로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발표한 이후 2015년 보건의료계의 가장 큰 화두는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문제였다. 복지부는 이 문제를 2015년까지 해결하겠다고 국정감사를 통해 스스로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회장은 “규제기요틴뿐 아니다. 규제기요틴 발표 1년 전인 2013년 12월 23일에는 헌법재판소에서 의료인인 한의사 역시 기본적인 의료기기를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만장일치로 결정했다”며 “(그로부터) 2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른 후속조치는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회장은 “누차 얘기했다시피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는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한의사, 한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국민, 이를 관리할 복지부가 합의하면 사회적 공감대를 이뤘다고 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이미 한의사는 양방의대 6년과 동등하게 해부학, 생화학, 생리학, 병리학, 약리학, 영상진단학 등 기초생명과학과 침구학, 재활의학, 각종 내과학 등의 임상 각과에서 영상진단을 활용한 교육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한국리서치 설문내용을 설명하면서 “국민이 원하고 있고 사법부에서마저 판결했으며 한의사들도 엑스레이나 초음파 등 기본적인 의료기기는 충분히 쓸 수 있는 교육을 받았다”면서 “국무조정실 역시 이러한 것들을 바탕으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복지부의 임의규제를 개혁하라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료기기를 활용한 한의사들이 준비가 됐고, 진료를 받을 국민이 원하고 있고, 이를 관리할 사법부와 국정을 컨트롤하는 국무조정실에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주문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무부서인 복지부는 이러한 것들을 모두 무시한 채 제3자라고 할 수 있는 의료계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의료계와 합의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국정감사자리에서 국민들에게 스스로 약속한 2015년 연말이라는 기한도 지키지 못하고 해를 넘겼다는 것이다.

그는 “더 이상 양방의료계와의 협의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 지난 수개월간의 시간을 통해 확인됐다”며 “양의사협회는 협의체 진행 과정 중 여러 차례 협의체 정신과 논의과정을 부정하고 거짓말을 했으며 양의사협회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서 협의체 운영을 중단하라고 요구까지 한 상황이다. 양의사협회는 이미 협의를 진행할 능력도, 그 협의내용을 이행할 능력도 상실하였음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의료계가 주장하는 의료일원화에 대해서는 “일원화라는 것은 다원화되고 있는 현대사회의 흐름에 역행하는 구시대적 개념이다. 융합, 시너지는 독립적인 각각의 존재에서 1+1=3의 효과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일원화, 획일화와는 구별돼야 할 것”이라며 “양의사협회 역시 그들이 주장하는 일원화란 한의대를 없애고 한의사를 말살해 대한민국에 양의사만 존재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기에, 더 이상 양방의료계와 진행하는 통합의료, 의료일원화는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골밀도 측정기를 시연한 김 회장은 “제가 방금 이 의료기기를 사용했다. 복지부는 저부터 잡아가라. 저부터 사용하면서 의료기기 사용 투쟁을 벌여나가겠다”면서 “제가 잡혀가고 재판을 겪으며 이 문제의 부조리함을, 복지부의 직무유기를 알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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