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YTN

지상파는 물론 종편 방송 등에서의 먹거리 관련 프로그램들이 봇물을 이루면서 요즘 국민들 속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질병이나 먹거리 등과 관련한 방송은 옳고 그름을 떠나 항상 큰 파장을 일으키기 마련이다.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데다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가장 자극적으로 충동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송 여파에 따라서는 일부 산업이 일순간에 망가지는 경우도 있으며, 특정 물질(품목 등)의 경우 시장에서 품귀현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런 프로그램 들은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대부분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부풀려지거나 확대 재생산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즉 방송에서 어떤 특정 물질이 어디에 좋다고 하면 금방 시장에서는 동이 나는 경우가 있으며, 반대로 해롭다고 하면 가이드라인도 없이 순식간에 문제의 품목으로 낙인 찍혀 버린다. 어쩌면 방송 여파가 가장 큰 분야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방송에서나 신문 지상에서나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알려져야 한다. 그렇지 않고 만병통치약처럼 알려지는 경우는 사회적으로도 큰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최근에 나타난 발암물질로 분류한 가공육과 적색육(붉은 고기)의 우리 국민들 섭취량 논란도 그 연장선상이다. 고기 섭취량이 예전에 비해 다소 많아진 것으로 생각한 많은 국민들 사이에서는 ‘발암물질’이라는 이 한 단어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급기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세계보건기구(WHO)가 발암물질로 분류한 가공육과 적색육의 우리 국민들 섭취량이 우려할 정도가 아니라고 공식적으로 판단했다.

이는 식약처가 섭취 실태, 외국의 관련 권장 기준, WHO 발표 내용, 육류의 영양학적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에 따른 판단이라고 하지만 국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원인은 한가지다. 발표하는 연구소나, 시민단체나, 개인이나 할 것 없이 약간의 한탕주의가 내제돼 있다는 것이다. 본지는 그동안 이런 유사한 사건이 터질 때 마다 국민적 공포심이 높은 사안에 대해서는 식약처가 대표성을 갖고 발표하고 위험성의 가이드라인도 정해주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었다.

국민들은 민감하다. 국내기준과 국제기준이 있다고는 하지만 발표하는 사람들이 공포심을 자극하면 그 기준은 뒷전이고 무조건 불신부터 하고보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손문기 식약처 차장은 브리핑을 통해 “2010~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결과 우리 국민의 가공육 섭취량은 1일평균 6.0g 수준”이라며 “매일 가공육 50g 섭취 시 암 발생률이 18% 증가한다는 WHO 발표 내용을 참고하면 우리 국민의 가공육 섭취 수준은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문제는 식약처가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하지만 국민들의 우려는 하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식약처는 국민들의 가공육·적색육 소비가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해 가공육과 적색육의 섭취 가이드라인을 내년 하반기께 제정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섭취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 때쯤 되면 가공육과 적색육의 섭취 문제는 국민들의 뇌리 속에서 떠난다.

지금이라도 학계, 관계기관의 식품·의학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면 외국의 섭취권고 기준이 있는 이상 적절하고 균형 잡힌 섭취를 위한 가이드는 가능할 것이란 판단이다.

판단결과를 발표하는 것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자칫하면 가공육과 적색육 산업이 일순간에 망가지는 누를 범 할 수 있다. 어느 산업이라도 일방적 태풍을 맞아 망가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보다 앞서 행해야 할 것은 지금처럼 질병과 식품에 대해서는 과대광고 여부에만 초점이 맞춰진 정책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질병과 식품을 다루는 방송과 신문에 출연하는 의료, 식품, 과학자들의 신중성이 더 요구되고 있다. 좋은 것이 있으면 반드시 나쁜 것이 있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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