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무사히 수술을 마쳐서 정말 다행입니다.”, “찌에르노에게 새 생명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프리카 세네갈에서 온 찌에르노(9세)는 운동은 말할 것도 없고, 앉아서 식사하는 행위 외에는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등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하기 힘들 정도로 심장 기능이 많이 저하된 상태였다. 또한 염증으로 가슴에 물이 차 배 또한 불러왔으며, 숨도 제대로 못 쉴 정도였다.

찌에르노를 초대한 국제개발 NGO ‘더멋진세상’의 해외사업부 고대선 부장은 수술 전 위험했던 찌에르노의 상태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세종병원에서 실시한 진단결과 찌에르노는 승모판 역류증을 앓고 있었다.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에서 혈액이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승모판막에 선천성 기형이 있어 피가 역류하고, 판막이 좁아지는 협착을 보였고,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서 좌심방 확장도 진행됐다. 수술 시기가 조금이라도 늦어졌더라면 심장 기능 부전이 진행해 사망에 이르렀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세종병원의 소아 심장 의료진들은 계속되는 협의 끝에 아이의 판막 상태를 완벽에 가깝게 만들자고 결정했고, 무사히 수술을 마쳤다.

수술을 집도한 세종병원 흉부외과 곽재건 과장은 “아이의 판막을 보존하고, 모양을 만들어주는 성형술과 좌심방 용적을 줄여주는 수술을 같이 시행했고, 성형술만으로도 역류, 협착 소견 모두 큰 호전이 있었다”며 “앞으로 정기적인 심장 초음파 검사를 통한 기능 평가가 가장 중요한데, 세네갈에 그러한 환경이 마련돼 있다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찌에르노는 병동 안을 뛰어다닐 정도로 건강이 호전됐고, 마지막 검사에서도 이상이 없어 지난9월 19일 퇴원수속을 마쳤다. 세종병원은 찌에르노가 퇴원 후 건강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자그마한 파티를 열어 축하해주었다.

보호자로 동행한 찌에르노의 삼촌은 “치료에 힘써준 세종병원의 의료진과 찌에르노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응원, 격려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며, “얼른 고국으로 돌아가 찌에르노의 부모와 그간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선생님이 꿈인 찌에르노는 한껏 밝아진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며 “학교로 돌아가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세종병원에는 더멋진세상의 초청으로 세네갈 의료진 Dipo Momar Sokhna S Khoya, Sene Biram Etienne Joseph 2명이 연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인터뷰를 거쳐 최종 선발된 의료진으로 Dr. Dipo Momar Sokhna S Khoya는 심장 전문의 수련을 받고, 흉부 외과의로 근무하고 있으며, 선천성 소아 심장 수술에 관심이 많다. 마취과 의사인 Dr. Sene Biram Etienne Joseph은 스위스, 프랑스 등지에서 연수를 받아온 의료진으로 세네갈에 소아전문 마취의가 없어서 수술에 많은 어려움이 있기에 한국에서 소아 마취를 연수받고 싶어 지원했다.

10월까지 연수받는 이들을 위해 세종병원은 수술장 견습 및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심장 분야의 의료 기술뿐 아니라 체계 등을 다양하게 경험하고, 습득할 기회를 마련했다.

“세네갈은 인적자원은 훌륭하지만, 장비와 조직력이 부족합니다. 해외에서도 소아 심장으로 유명한 세종병원에서 심장 수술 관련 전반적인 이론과 실무를 최대한 배워가고 싶습니다.”

수술장에서 만난 이들은 세종병원의 조직력과 의료 기술에 감탄을 표하며, 앞으로의 일정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의사로서의 철학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이들은 “의사로서 환자를 위해 봉사하고, 기여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세네갈로 돌아가 최선의 치료법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훈련받을 것이며, 이를 통해 세네갈의 많은 심장질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세네갈 아이와 의료진을 연계해 준 ‘더멋진세상’은 국내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남아시아 등에서 아동보호사업, 긴급구호, 보건의료사업 등의 사업을 수행하는 국제개발 비영리단체다. 2012년부터 ‘아프리카 어린이생명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해외 질병 아동들을 초청하여 수술을 지원해왔으며, 세종병원과는 올해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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