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인 박주신의 병역비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은 정치적 논란이 되고도 있지만 여전히 제기된 의혹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은 2011년 8월 29일부터 2011년 12월 27일까지 병역 판정이 현역에서 4급으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당시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강 의원은 2012년 2월 초, 강남 자생한방병원에서 촬영한 박주신의 요추부 MRI 사진을 공개하며 의혹을 제기했고, 사회적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즉 박주신이 아닌, 제 3의 인물이 요추부 MRI를 촬영하였고, 이것이 박주신의 MRI로 병무청에 제출되어 병역 비리 의혹이 있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에 박원순 시장 측이 2012년 2월 22일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박주신의 공개적인 요추부 MRI 촬영을 하여 비리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나섰다.

박 시장 측은 당일 일부 제한된 공개적인 요추부 MRI를 촬영하였고 당시 세브란스병원의 담당 의료진들은 강남 자생한방병원의 요추부 MRI와 당일 촬영한 요추부 MRI가 동일하다는 소견을 발표했다.

이런 발표가 있던 당일 강 의원은 자신의 병역비리 의혹 제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했다.

잠잠해지던 이 문제는 2012년 5월, 근골격계 영상의학의 전문가인 양승오 박사가 다시 불을 지폈다. 양 박사는 강남 자생한방병원의 요추부 MRI와 신촌세브란스 병원의 요추부 MRI가 동일인의 것이지만 박주신의 것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의학적 소견을 발표했다. 이로써 박주신의 병역비리 의혹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와 관련 양 박사 등이 제기한 의학적 소견에 근거해 2012년 11월 시민사회단체인 사회지도층 병역비리감시단은 박주신을 병역법 위반 혐의로 검찰 고발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2013년 5월, 무혐의 처분으로 종결됐다.

하지만 2014년 6월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박 시장 측에서 한 달 앞선 5월 공직선거법 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양 박사 등 7인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재점화 됐다. 이 건은 기소되어 최근까지 3차 공판이 열렸지만 여전히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 선거법 공판 과정에서 박주신의 것이라 주장되는 단순 흉부 방사선 사진 두 건과 전(全)척추 단순 방사선 사진 한 건이 발견되어 새로운 의혹을 일으키고 있다.

즉 2011년 공군훈련소의 영상사진과 2014년 7월, 비자발급용 영상사진은 박주신의 것으로 인정될 수 있어 이 둘은 영상 소견이 동일인의 것으로 판단할 수 있으나, 2011년 12월 9일 강남자생한방병원에서 촬영된 전(全)척추 단순 방사선 사진의 경우, 앞의 두 사진과 동일인의 것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의혹은 박주신의 것이라 주장되는 강남 자생한방병원의 요추부 MRI와 신촌세브란스병원의 요추부 MRI는 동일인의 것이 맞지만, 이 영상에서 나타나는 골수 신호강도(bone marrow signal intensity)가 20대 중반 남성의 것이라 판단하기에는 그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주장이다.

어떤 주장이 맞는지는 재판결과를 지켜 볼 뿐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정치적인 문제를 떠나 사실여부를 밝혀내지 못하면 질병과 관련한 수많은 병역 의혹비리를 의사들도 밝혀낼 수 없다는 오명을 남길 수 있는 사건이다.

우리사회는 정치인, 고위관료들의 청문회라는 절차를 TV로 지켜보면서 이제는 병역비리쯤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길들여져 가고 있다.

정치인, 고위관료, 대기업 총수들이나 주변 친인척들의 병역비리 등을 보면서 서민들은 반대로 돈 없는 사람들의 서글픔쯤으로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때문에 박주신 병역 비리 의혹 사건은 의사들의 명예를 걸고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 어떤 경우라도 이 문제를 의사들이 정확히 밝혀내지 못하면 의사들만 손가락질을 받게 된다.

따라서 박주신 병역 비리 의혹 사건을 접하고 있는 의사들은 모두가 자신의 일처럼 진실을 밝히는데 나서야 한다.

물론 의사들로 구성된, 의료혁신투쟁위원회가 의료 전문가 단체로서 사회적 책무를 방기하지 않으려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알고 있다.

그 보다 이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박주신부터 떳떳한 행동을 보여줄 것을 촉구하고자 한다.

박주신은 검찰 측과 변호인 측 모두에서 증인 채택이 되어 있으나 법정 출두를 거부하겠다는 명시적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

박주신으로서는 피할 이유가 없다. 떳떳하다면 의료혁신투쟁위원회의 요구에 응해 사실여부를 가리면 된다. 그래야만 서울시장의 아들로서, 또 대권을 바라보는 후보군의 아들로서 당당할 수가 있다.

의료혁신투쟁위원회가 요구하고 있는 사항은 응하기만 하면 된다. 의료혁신투쟁위원회는 박주신에 대해 본인 신원 확인을 거친, 공개적이고 투명한 요추부 MRI 촬영과 흉부 단순 방사선 사진 촬영, 그리고 전(全)척추 단순 방사선 사진 촬영을 요구하고 있다.

박주신은 의사들의 요구를 떳떳하게 받아들여 촬영을 임해야한다. 그리고 결과를 통해 사실여부를 가리면 된다. 언제까지 의혹에만 휘말려 다니려고 하는가.

우리는 청문회를 보면서 왜 머리 좋고 출세욕이 많은 사람들과, 많이 배우고 훌륭한 사람들은 꼭 군 입대를 앞두고 질병에 걸리는지 의아해 하고 있다.

학생시위를 주도하고, 스포츠를 좋아하고, 등산과 독서가 취미라고 자랑하는 훌륭한 사람들이 더 이상 질병 때문에 군에 입대하지 못하는 불운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이번에는 진실을 꼭 밝히자.

그것은 의사들의 자존심 문제가 아니라, 국민적 의혹을 해소시키는 매우 중대한 일임을 박주신은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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