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수 박사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노화 관련 질환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50세 이후 발병율이 증가하는 대표적 노화 질병인 알츠하이머 치매를 혈액으로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주목된다.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키는 단백질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가 혈액으로 이동이 가능해 혈액검사로 검출할 수 있다는 것에 착안한 것이다. 병원 및 기업과의 중개연구와 임상실험을 통해 기술이 상용화되면 병원에서 쉽고 빠르게 치매를 진단할 수 있어 파급효과가 클 전망이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뇌에서 지나치게 증가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타아밀로이드 농도가 높아지면 뇌의 신경세포가 파괴되고 결국 기억이 지워지는 것이다. 그래서 뇌조직 검사나 단백질 분포 확인이 가능한 PET 영상 촬영 등으로 알츠하이머 치매를 진단할 때 베타아밀로이드는 질병 진단의 주요한 척도, 즉 바이오마커로 사용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 뇌과학 연구소 김영수 박사팀은 베타아밀로이드가 특이하게 LRP1 이라는 단백질을 통해 뇌에서 혈액으로 이동하는 것에 주목했다. 혈액 내 베타아밀로이드의 존재여부는 국제적으로 여러차례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뇌에서의 베타아밀로이드가 증가하는 것이 LRP1을 통해 혈액에서 농도 변화로 반영될 수 있는지 불분명하여 혈액 진단은 논쟁이 돼왔다.

연구팀은 생쥐의 뇌에 베타아밀로이드를 다양한 분량으로 넣어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켰다. 그 후 혈액을 뽑아 베타아밀로이드의 양을 분석했고 뇌 안의 베타아밀로이드 농도가 올라가면 혈액 속의 베타아밀로이드도 비례해 높아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혈액 속 베타아밀로이드의 바이오마커 역할에 대해 가능성으로만 제기되었던 주장을 과학적으로 연관성을 밝힌 것이다.

혈액을 사용해 알츠하이머 치매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게되면 쉽고 편리하게 의료 기관에서 사용될 수 있으며, 기술이 상용화될 시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는 장점이 있으며, 또한 질병 조기 발견을 통하여 병이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최대한 지연시킴으로 환자가 인간다운 삶을 더욱 길게 누리게 할 수 있고 환자군 분류를 가능하게 하여 치료 신약 개발연구에 기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베타아밀로이드는 혈중에서 극소량만 존재해 현재 병원에서 쓰고 있는 장비로는 분석이 불가능하다.

KIST 개방형 연구사업단(단장 김태송, Dennis Choi)은 매우 적은 양의 베타아밀로이드를 정밀 분석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중이다. 또한 국내외 병원, 대학, 기업체와 힘을 합쳐 융합 연구를 계속 진행해, 최종적으로 혈액을 활용한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위한 ‘나노바이오 센서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KIST 김영수 박사는 “이 연구는 혈액이라는 쉬운 방법을 통해 알츠하이머 치매를 진단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21세기 사회 문제의 극복으로 치매 환자수 감소 및 직간접 의료비 절감을 통하여 우리 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KIST 개방형 연구사업 알츠하이머 치매 혈액 진단 시스템 개발(단장 김태송, Dennis Choi) 과제로 지원됐으며, 연구 결과는 ‘Scientific Reports’ 10월호에 ‘Correlations of amyloid-β concentrations between CSF and plasma in acute Alzheimer mouse model’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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