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치과의사로서 첫발을 내딛을 때 보다 턱관절의 불편을 호소하며 치과를 찾는 환자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을 느낀다. 특히 젊은 환자들의 비중이 커져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측은한 마음까지 생긴다.

턱관절 장애는 문명병이라고도 말한다. 장애를 일으키는 주된 원인 중 하나인 스트레스가 환자의 정신적, 신체적 요인에 까지 영향을 끼쳐 불편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회가 복잡해지며 경쟁으로 많은 압박을 받는 우리의 아이들은 배워야 될 것이 더 많아지면서 스트레스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치과대기실이 시끌벅적 분주했던 일이 있었다. 우리 치과에서 치료받으셨던 여자환자분이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들의 손을 이끌고 얼굴이 상기 되어 방문하셨다. 상황을 추측하여 본 즉 아들이랑 말다툼을 하면서 오신 듯 했다.

진료실로 모셔서 자초지정을 들어보니 아들이 시험 때만 되면 턱이 아프고 입이 잘 벌어지지 않는다는 불평으로 공부도 안하고 시험도 잘 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아들이 진짜로 아픈 건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시며 시험기간에 꾀를 피우는 것이 아닌지 정확한 진단을 해달라고 하셨다.

검사결과, 아들은 실제로 턱관절이 좋지 않았고 입을 벌릴 때 턱관절에서 소리가 심해서 일상 생활하는데도 신경이 쓰일 정도였다. 입을 크게 못 벌릴 뿐 아니라 이갈이와 이를 악무는 습관도 있었다.

그의 상태는 스트레스와 긴장이 증상을 악화시키는 전형적인 턱관절 장애로 치료가 필요한 경우였다. 어머니는 아들의 상태에 대한 설명 듣고 그에게 미안해하며 치료를 시작하자고 하셨다.

턱관절의 불편감과 통증은 겪어 보지 않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심하고 괴로울 뿐 아니라 심해지기 전에는 소중함을 깨닫기 힘들다.

사람은 하루에 세 번 음식을 섭취하는 것으로 에너지를 얻어 살아가게 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식을 씹을 수 있고 맛을 음미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잘 모른다. 치아가 상실되거나 턱관절 장애로 인해 음식물을 잘 씹을 수가 없게 되면 비로소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턱관절이란?

턱관절은 관자놀이 뼈와 아래턱뼈가 연결되는 결합부위를 말한다. 그 연결부위 뼈 사이에는 관절원판이라 불리 우는 물렁뼈, 즉 디스크가 있다. 디스크는 완충작용을 해주며 턱의 운동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사이에 끼어있다.

관자놀이에 손을 대고 "아" 벌려보면 움직이는 부위가 바로 턱관절이다. 턱관절 장애는 한마디로 관자놀이 뼈에 아래턱뼈의 관절머리부분의 위치가 틀어져서 생기는 턱관절 이상을 말한다. 입을 벌릴 때 나는 소리는 접합부위 사이에 있는 관절원판이 관절머리에 걸리면서 나는 것이다.

관절 원판이 아래턱뼈의 관절머리와 같이 움직이며 뼈끼리 닿는 것을 막아주고 같이 원활하게 움직여줘야 소리가 나지 않게 된다. 관절머리의 걸림 현상이 심해지면 입을 벌리는 것 자체가 힘들어진다.

턱관절 장애의 원인 및 구분, 진행 단계

턱관절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은 여러 가지 학설과 논쟁이 있다.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지만 아래 몇 가지 요인들과 관련이 있다. 교합이상(치아 맞물림 이상), 외상, 이갈이, 이를 악무는 습관, 턱 괴는 습관, 한쪽으로 씹는 습관, 관절질환, 저작근 이상, 스트레스 등 이다.

<1단계> 씹을 때 역할을 하는 근육에 이상이 있을 때 나타나는 상태-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턱관절에서 "딱"하는 소리가 난다.

<2단계> 관절원판이 제자리에서 이탈되어 아래턱뼈의 관절머리가 움직일 때 작동이 잘 되지 않는 상태 - 입이 잘 안 벌어져서 불편하다.

<3단계> 관절원판이 완전히 이탈되고 관절머리는 뒤로 밀려있는 상태- 입이 잘 벌어지지 않고 통증이 심하다.

<4단계> 관절원판이 완전히 이탈되거나 닳아서 없어지거나 파괴 되서 뼈끼리 부딪히는 상태 - 입을 벌릴 때 턱관절에서 "드드득"하는 갈리는 소리가 난다.

<5단계> 정신적, 신체적인 전신적인 요인이 턱관절에 작용해서 정신과나 전신치료가 필요한 상태

턱관절 장애의 치료

위의 턱관절 장애의 치료는 치과, 정형외과, 한의원에서 하고 있다. 원인을 살피고 단계별로 치료를 한다면 다음과 같다. 1단계 증상에서처럼 단순히 근육에 무리가 갔을 때는 마사지나 물리치료만으로 어렵지 않게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소리 나는 단계가 아닌 2단계 이상의 단계에서는 관절원판의 위치 이상으로 통증이 오기 시작하면 교합장치라는 입안에 넣는 장치치료가 필요한데 치아의 정확한 맞물림의 상태를 치료하려면 치과에서만 치료가 가능하다.

치과에 턱관절 장애로 치료 받으러 오시는 환자분들 대부분이 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를 받다가 또는 한의원에서 침을 맞다가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서 물어물어 오시는 분이 많다. 턱관절 장애의 치료는 치아의 맞물림과 턱관절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일단 모든 단계에서 턱관절장애를 유발시키는 좋지 않은 습관(이갈이, 이 악물기,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 턱 괴는 습관, 한쪽으로 씹는 습관)을 고치는 행동조절요법과 턱관절 주위의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물리 치료(레이저, 초음파, 전기자극요법, 마사지등)가 치료의 기본이 된다.

턱관절 장애의 치과치료

턱관절 장애가 있다고 판단되면 정밀하고 다각적인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 한다.

<1단계> 행동조절요법과 물리치료만으로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

<2단계와 3단계> 기본적인 행동조절요법과 물리치료 두 가지 치료와 입안에 교합장치를 끼어야 한다. 교합장치는 치아의 가장 편하게 물리는 상태를 재현해서 장치를 만든다. 이 장치는 근육을 이완시키고 턱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교합장치는 3~6개월 정도 착용하고 치료를 받는데 정기적인 물리치료를 병행하며 치아의 맞물림이 변하지 않았는지 점검 받는 것이 꼭 필요하다. 교합장치는 턱관절이 정상적인 위치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다.

<4단계> 수술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5단계> 전신치료 또는 정신과의 협진을 통해 다각적으로 원인을 분석해서 치료를 해야 한다.

턱관절장애는 원인을 찾아내기가 힘들기 때문에 치료도 힘들 수밖에 없다. 환자 자신도 모르는 습관을 세심한 관찰을 통해 찾아내고 환자의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있지 않고는 힘든 경우가 많다.

턱관절 장애가 있는 환자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하는지 정확한 지식을 갖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완화를 목적으로 치료를 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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