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상준 과장^^^
30대 후반의 임 모씨는 평소 복부팽만감과 변비로 불편감을 느껴오던 중 최근 연말을 맞아 회식자리에서 과음을 한 이후 묽은 변이 계속되고 복부팽만감과 가스 배출이 더 심해져 내과 외래에 방문했다.

의사의 진료를 받고 그에게 내려진 진단은 "과민성 대장증"이었다. 계속된 과음과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지적되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가장 흔한 소화기 질환 중의 하나로 전체 국민의 약 20%정도가 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추정되고 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증상은 경련성의 복부통증, 배변 습관의 변화(대변이 설사 또는 변비가 된다든지, 배변 횟수의 변화), 복부팽만감이나 잦은 가스 배출 등이 대표적이다.

이 환자의 경우는 평소에 배변상태는 주로 변비 증상이 있는 편인데 직장일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색다른 음식이나 환경에 접하게 되면 유난히 장이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그때는 바로 설사 증상이 나타나고 복부팽만감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원인은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에 의한 장의 염증이나 스트레스, 특정한 음식 등에 의해 내장 감각이 예민해지거나, 장점막 방어벽의 손상, 소장내 세균 과증식 등이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되고 있다.

특히 알코올은 위장의 자율신경 조절에 영향을 미쳐 위장 운동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위장 점막을 손상시켜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더욱 악화 시킬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주류에 함유되는 성분들이 과민성 대장증후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레드 와인에 함유된 타닌 성분의 경우 장점막을 자극하거나, 뇌의 신경전달물질의 일종인 세로토닌의 분비를 증가시켜 복부 팽만감을 유발할 수 있다.

맥주에 들어 있는 복합탄수화물과 과실주 등에 들어있는 과당 성분, 탄산가스 등의 경우 장내 가스를 많이 생성시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방귀를 뀐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하루에 5-15회의 횟수로 총 600-1300 cc 정도의 방귀를 뀐다는 보고가 있다.

위 환자와는 다르지만 복부팽만감과 함께 평소 가스 배출이 잦아서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들이 있다. 더군다나 방귀 냄새가 독하면 혹시 장에서 뭐가 썩고 있는 게 아닌가 걱정을 한다.

방귀의 냄새는 섭취한 음식에 따라 다르며 특히 달걀이나 고기류를 섭취하는 경우 산화 유황과 같은 가스가 포함되어 고약한 냄새를 풍기게 된다. 하지만 방귀의 횟수나 양이 많다거나 독한 냄새가 난다고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다만 체중감소(평소 체중의 10%감소)나 대변의 이상(피똥(혈변)이나 곱똥(점액변), 물에 둥둥 뜨는 변(지방변))이 동반되는 경우는 소화기내과 의사의 진료를 받도록 해야한다.

이런 경우는 아니나 배가 빵빵해서 불편하거나 다른 사람 앞에서 방귀가 자주 나와 민망할 경우는 다음과 같은 주의 사항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 장내 가스를 증가시키는 탄산 음료(사이다, 콜라)의 섭취를 피하고, 껌을 씹지 않는다
▷ 과당이 들어 있는 단음식 (과자, 아이스크림, 음료수)의 섭취를 피한다.
▷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는 대부분 유당 분해효소가 없어 우유 등 유제품 섭취 시 가스 생성이 증가할 수 있다.
▷ 녹말이 많이 포함된 콩류 음식이나 섬유질 성분이 풍부한 보리밥, 현미, 양파, 브로콜리, 양배추 등은 모두 가스가 많이 발생하는 음식이므로 섭취양을 조절한다.
▷ 사과와 배 같이 수용성 섬유질이 많은 과일의 경우 장을 자극할 수 있어서 가스가 많이 차서 불편한 경우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 음식을 급하게 먹거나, 잘 씹어 먹지 않는 경우에도 가스가 많이 찰 수 있다.

(도움말: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내과 황상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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