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TV에서 "20~30대 여성에게서 조기 폐경이 늘고 있다"는 내용의 방송을 본 B(34세)씨는 생리가 석 달 연속 없자 혹시 "나도?" 하는 마음에 덜컥 걱정이 되어 산부인과를 처음으로 찾았다.

보통 50세 전후 여성에게 찾아 온다는 폐경을 40세도 되기 전인 젊은 나이에 맞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심장이 두근거리고, 감정 기복이 심해지며, 피부와 장기의 노화가 빨리 진행되는 등의 폐경 증상은 갱년기 여성들에게도 견디기 힘든 증상이다.

하물며, 결혼과 임신도 하기 전인 한창 나이에 조기 폐경을 맞은 여성들의 충격과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최근에는 조기 폐경 여성들의 심장질환과 치매 발병률이 매우 높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이처럼 안타까운 결과를 예방하려면, 생리불순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지금의 분위기는 개선될 필요가 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 조현정 위원은 "생리불순은 대부분의 여성들이 겪을 수 있는 증상이지만,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생리불순은 불임과 조기 폐경의 전조증상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산부인과 검진을 받아 볼 것"을 권했다. 건강한 여성의 생리주기는 21~35일 주기로, 초경 후 2년 정도 지나면, 규칙적인 주기로 자리잡게 된다.

그러나 생리주기가 반복적으로 21일보다 짧아지거나 35일 이상으로 길어지면서 생리주기를 전혀 예상할 수 없다면 생리불순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의 정상 생리 주기를 3회 이상 건너뛰거나 6개월 이상 생리가 없다면 무월경의 범주에 속한다.

생리 주기의 변화는 호르몬의 불균형에서 비롯되는데, 최근에는 스트레스, 우울증, 만성 질환, 과도한 운동, 다이어트, 저체중, 식이장애, 임신중절 등도 생리불순을 증가시키는 큰 원인을 차지하고 있다.

폐경과 연관된 증상이 아니더라도 다낭성난소증후군 등 자궁이나 난소 관련 질환 때문에 생긴 생리불순을 너무 오랜 기간 방치하면 이로 인한 부작용은 물론,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한다.

조현정 위원은 조기 폐경과 일시적인 생리 불순을 감별하기 위해 호르몬 검사, 자궁과 난소 등 골반 장기를 살펴보기 위한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생리불순의 원인을 찾고, 원인에 따라 호르몬 치료 또는 부인과질환의 치료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생리불순의 원인이 식이장애, 다이어트, 스트레스, 우울증 등이라면 이 같은 문제해결이 반드시 선행된 후 후속 치료를 해야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산부인과에서 생리 유도주사를 맞은 후 생리가 나오면 치료를 중단했다가, 이후 다시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 지면 치료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는 여성도 많다.

그러나, 생리 유도 주사는 치료의 시작이자 호르몬 검사 과정의 하나일 뿐이다. 생리 유도 주사로 생리가 시작되면 그 후 피검사로 배란과 생리를 조절하는 호르몬의 균형이 얼마나 심한지 확인해 호르몬 치료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현정 위원은 호르몬 치료는 체내 호르몬의 균형을 회복시켜 규칙적인 생리주기를 찾아주는 치료로, 대표적인 것이 먹는 피임약을 활용한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피임약에는 치료에 필요한 최소량의 호르몬이 가장 적절한 배합으로 들어있고, 복용이 쉽고 간편하기 때문이다. 조기 폐경 여성의 경우 여성 호르몬 부족으로 인한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여성의 성적 기능을 유지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치료가 된다. 그러나, 피임약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엉뚱한 방법으로 잘못 복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치료에 이용되는 먹는 피임약은 종류가 많은 만큼 조금씩 특징이 다르다. 함유된 호르몬의 종류나 양에 따라 복용법에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여드름과 지루성 피부를 개선해 주는 것도 있으며, 생리 전에 나타나는 불편한 증상들을 개선시켜주는 효과가 있는 것도 있다.

따라서, 건강상태나 피부, 체중, 생활 패턴 등을 고려해 산부인과 의사와의 진료와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약을 처방 받고 정확한 복약 지도를 받는 것이 치료효과를 높여주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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