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벌제 예외조항에 대한 규정 약사법과 의료법 시행령 세부규칙에 마련 중" "리베이트 2회 이상 제공하다 적발된 제약회사의 해당 의약품 보험급여에서 퇴출" "거래질서 문란혐의 업체에 대해서는 즉시 세무조사 실시"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 수수 행위가 적발되면 관계부처가 공조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

정부가 근래 보기 드문 고강도 의약품 리베이트 근절책을 내놓았다. 발표된 내용만을 놓고 보면 걸려든 제약사나 의료기관은 지금처럼 단순히 과태료나 물고 끝내는 그런 결과가 아닌 문을 닫는 곤경에 처해질 수 도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가 오죽하면 이런 칼을 빼들었겠는가. 그동안 정부는 수도 없이 리베이트 근절책을 내놓았다. 그에 발 맞춰 제약협회가 나섰고 시민단체 의료기관들까지 동조했지만 결과는 용두사미가 되고 말았다. 따지고 보면 앞으로는 투명유통을 부르짖으면 뒤로는 여전히 리베이트를 건네 왔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말았다.

이는 최근 세무당국이 거래질서가 문란한 혐의가 있는 제약업체 등에 대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벌여 800백억원대의 세금을 추징한 사실이 잘 입증하고 있다.

제약사-의료기관, 제약사-약국 간 리베이트 주고받기는 너무도 고질병이 돼 이처럼 고강도의 치료가 아니고서는 치료가 불가능한 것으로 정부는 판단했을 것이다.

때문에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산하기관은 물론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법무부·검찰청·경찰청 등 수사기관을 총 동원하는 범부처 협력체계를 가동한다는 것이다.

기대가 크다. 이번에는 리베이트가 척결 차원을 넘어서 근절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적어도 우리나라에 내로라하는 권력기관이 총 동원됐음에도 이를 근절하지 못한다면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근절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어느 때 보다 뜨겁다.

그런데 이런 문제는 빈대 잡자고 초가산간 태우는 꼴이 돼서는 안 될 것이다. 근절을 위한 고강도 정책추진과 함께 제약산업과 의료산업을 동시에 발전시키는 묘안도 찾아내야 한다.

이런 고강도 정책 추진이 제약산업과 의료산업을 위축시키는 효과만 부각된다면 결국 국내 제약산업은 수렁으로 빠져들어 보권주권 식민화 현상을 더 악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리베이트를 주거나 받거나 하는 것은 입이 천개라도 할 말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국내 제약사들의 경우 어쩔 수 없었다는 현실론도 보인다. 의사들의 향한 다국적제약사들의 오리지널 약을 앞세운 물량공세를 국내 제약사들이 따라가기에는 조족지혈에 가깝기 때문이다.

의사들에게 읍소를 하지 않으면 해당 제약사의 약 처방 실적이 떨어져 결국 회사의 존폐위기로 까지 이어지는 지금의 구조로는 수사당국에 걸려도 저지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국내 제약사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누구를 탓할 것도 없이 제약시장에서 오리지널 약을 가진 다국적제약사들에 대적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유일한 동화 줄이 리베이트가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의사들이 오리지널만 처방하겠다고 하면 순식간에 얼어붙는 국내제약사들의 슬픈 자화상을 많이 보아왔다. 따라서 정부도 이런 현실을 감안해 단두대만 내리칠 것이 아니라 이들을 양지로 끌어내 근전한 방법으로 윈 윈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어야 한다.

사실 의료와 제약을 분리해서 말 할 수는 없다. 의료의 발전과 제약의 발전을 병행해야 한다. 따라서 건전한 유통혁신을 위한 정책을 발굴해내고 그 정책을 따르는 업체에게는 과감한 인센티브를 부여해주어야 한다.

“지금처럼 다른 제약사가 하니 안할 수 없었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많은 혜택을 부여해 리베이트 보다는 정부정책을 따르도록 하는 솔로몬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리베이트는 또 다른 방법으로 고개를 들 수밖에 없다.

자금부터라도 정부, 제약, 의약계는 머리를 맞대고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찾는데 골몰해야 한다. 그 중 하나가 정부-제약사-의료기관이 공동으로 발전기금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건전한 제약사에 혜택이 돌아가는 유통구조의 혁신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다.

화이자의 비아그라 한 품목이 왠만한 산업을 능가하듯이 제약산업은 잘만 뒷받침하면 자동차산업을 능가 할 수 있는 효자산업임에는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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