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인 유지영씨는 말 못할 고민이 있다. 몇 달 전부터 생리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불규칙한 편이긴 했지만 이렇게 여러 달 동안 멈춘 적은 없었다. 게다가 사춘기도 아닌데 얼굴에 여드름이 자꾸 나고 콧수염을 비롯하여 몸의 곳곳에 털이 부쩍 많아졌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유씨는 이상 증상이 지속되자 병원을 찾았다. 초음파를 비롯한 검사를 받은 유씨에게 내려진 진단은 "다낭성난소증후군(PCOS)"이였다.

최근 한 케이블 방송프로그램에서 MC를 맡고 있는 여성 연예인들의 산부인과 건강검진 후 그중 일부 젊은 여자 연예인들이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진단받아 이슈화된 바가 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커진 난소에 10여개 이상의 난포가 염주 모양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젊은 가임기 여성 중 5~7%에게 발병하는 흔한 내분비 질환 중 하나이다. 무월경이거나 생리불순인 여성 중 약 40% 이상이 이 증후군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흔하기도 하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의 정확한 진단은 임신이 아닌 상태에서 3개월 이상 월경이 없는 무월경 증상, 다모증이나 여드름 등의 증상을 불러오는 고안드로겐혈증, 그리고 초음파검사상 커진 난소에 10여개 이상의 난포가 염주 모양으로 보이는 형태를 보이는 것, 세 가지 기준 중 두 가지 이상을 만족하는 경우에 내려지게 된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증후군"이라는 이름이 붙는 복합성 질환이 대개 그렇듯이 발병 원인이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지만, 비만, 스트레스, 호르몬 이상, 부신 및 난소의 종양, 유전적 인자 등이 작용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은 바로 불규칙한 생리주기, 생리불순이지만 비정상적인 배란문제로 인해 다모증이나 여드름, 탈모증과 같은 피부질환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큰 통증이나 불편은 없으나 무배란 상태가 지속될수록 불임이나 자궁내막 과증식증, 자궁내막암, 난소암, 유방암과 같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조기 치료를 받아야만 한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의사 상담과 초음파 검사, 혈액검사를 통해 진단 받을 수 있다. 우선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생리불순이나 무월경 상태를 상담 받은 후 초음파와 혈액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초음파상 난소에 2~9mm 직경의 난포가 12개 이상 관찰되거나 난소의 부피가 10cm 이상 증가되어 보일 때, 혈액검사 결과 혈중 안드로겐 수치 상승 확인을 통해 정확히 진단 받게 된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의 치료 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불규칙한 생리 주기를 안정적으로 돌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배란 유도제", 혹은 과도한 안드로겐 생산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는 피임약 복용이 필요할 수 있다. 또한 비만과의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가 체중의 5~7%만 감량해도 증상 호전과 함께 생리 주기와 배란의 정상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수원 강남여성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성영모 원장은 “생리주기가 35일 이상 길거나 생리불순이 잦은 경우, 혹은 다모증이나 여드름이 유독 심한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성 원장은 또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의 약 50~70%가 비만에 해당된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식이습관 조절과 적절한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한다"며 "과체중이나 비만인 경우 약 5% 정도의 체중만 감량해도 다모증과 여드름 등의 고안드로겐혈증 증상이 호전되고, 생리주기와 배란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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