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한의계에 "별들의 전쟁"이 펼쳐진다.

한의계 역사상 가장 강력한 회장후보군이 형성돼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면서 한의협 중앙대의원들은 일선한의사들을 위해 어느 후보가 가장 이상적인지를 선택해야하는 즐거운(?)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현재까지 4명의 출마가 유력한 제40대 한의협 회장선거가 "별들의 전쟁"에 비유되는 것은 이들 후보군 모두가 오랫동안 한의계 발전에 기여해 이미 자질과 능력 등에 대한 검증을 마친 인물들이라는 데 있다.

제40대 한의협회장은 변경된 정관에 따라 향후 3년간 한의협 수장으로서 의료시장개방과 한약재 현대화사업, 한방보험활성화, 한의사 업무범위 확대, 주변직능과의 업무분쟁 등 쌓인 현안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면서 한의학의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중책을 수행해야 한다. 최근까지 자천타천으로 하마평에 오르는 후보군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범용 의장=1980년대 후반 최연소 한의협 감사를 맡아 특유의 치밀함으로 집행부의 간담을 서늘케 했던 이범용 의장은 한의협의 회의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일등공신으로 기억된다.

절체절명의 한ㆍ약분쟁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을 자청, 대정부-대약사 투쟁을 이끌면서 지금의 한의학연구원(당시 한의학연구소) 설립과 대한한의사협회 회관건립에 한 축을 담당했다.

서울시한의사회장을 맡아서는 27개 분회를 권역별로 묶어 전담직원을 통해 분회회무를 지원하고, 최초의 인물사진이 실린 회원명부를 발간해 좋은 반응을 받았지만, 일선한의사들의 세무처리 지원을 돕기 위한 사업을 펼치다 본질이 왜곡되는 바람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진해서 회장직을 사퇴한 아픈 기억도 있다.

그러나 이 의장에 대해 많은 한의사들은 당시나 지금이나 국회로 보내야 할 한의사 1순위로 꼽을 만큼 상황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그의 능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때문에 그가 한의사협회장 출마를 결정한 지금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에 관심이 쏠린다.

▲김현수 회장=지난 2년간 한의협을 이끌면서 한의계 숙원사업이던 한방물리요법 보험급여를 비롯해 한방보험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일궈낸 김현수 회장은 이밖에도 한의사의 의료기사지도권 부여 등 한의사의 업무범위확대를 위한 다양한 사업의 가시적 성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한의계 직역간 반목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는 "한의사전문의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면서 “지금은 인기에 연연할 때가 아니다. 전체의 90%에 달하는 개원한의사들이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전문의문제를 풀지 못하면 한의계의 실질적인 단결은 요원하다”면서 "한방가정의학과" 신설을 추진하는 우직함도 보여준다.

오랜 보험이사를 거치면서 보건복지가족부 건강보험부서를 거쳐 간 공직자들과의 끈끈한 유대와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들과의 연대감은 현재 일선한의사들의 최대 화두인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인재를 구하고, 아낄 줄 아는 안목이 많은 우군을 만들었다는 평가는 받는다.

▲강재만 수석부회장=김현수 회장과 러닝메이트로 한의협 회무에 참여한 강재만 수석부회장은 서울시내 최대지부인 서초구에 개원하면서 서초구한의사회장, 서울시한의사회 부회장, 중앙대의원 등을 역임했으며, 지금은 한의협 부설 한의학연구원장 직무대행을 수행하고 있다.

강 수석부회장은 한ㆍ약분쟁 당시 약사들의 한약자격시험 문제지가 엉터리로 구성돼 있다는 상황을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문제지"를 입수하는 과정에서 위법성시비에 휘말려 검찰에 입건돼 구속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고 김복근 전 한의협부회장과 당시 허창회 회장 등의 발 빠른 대처로 풀려났다.

강 수석부회장의 제40대 한의협회장 출마설에 나돌면서 김 회장과의 불협화음설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강 수석이 김 회장의 의사에 반해 출마를 결정한다면 두 사람 모두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두 사람간의 반목 루머는 후보활동이 본격화되는 2월초에는 어떤 식으로든 정리될 전망이다.

▲김정곤 서울시회장=4명의 후보군 가운데 가장 젊고, 일처리가 깔끔하다는 평이다. 한번 결정된 일은 저돌적으로 추진하지만 명분도 상당히 중시한다.

의사들과 IMS 시술을 둘러싼 법리공방의 중심에 선 인물이기도 하다. 이미 하급심에서 진 사건을 “한의학을 하는 한의사로서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면서 IMS 대책위원장을 자청해 스스로 고난의 길을 걸을 만큼 용기도 넘쳐난다.

강남구한의사회 회장을 거쳐 서울시한의사회장을 2선째 이어오면서 일선한의사들이 환자를 진료하면서 가장 시급하게 인식하는 "한약의 제형다양화" 사업과 학술세미나를 꾸준히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한약제형다양화는 기존의 약탕기로 탕전한 한약을 동결건조 등의 방식으로 산제로 만들어 환자들의 한약복용 편리성을 높이기 위한 것. 또한 주요 질환치료법을 발굴, 학술세미나를 분기별로 정례적으로 열어 회원들의 최신지견 습득에 도움을 주고 있다.

회원을 위한 일에는 누구에게도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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