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의 확산속도가 예사보다 빨라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사망자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정부가 나름대로는 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초기대응을 잘못하는 바람에 늑장대응 이라는 핀잔을 듣고 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홍삼 등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이 신종플루 치료나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허위·과대광고를 게재한 통신판매업체들이 기승을 부리더니 이번에는 의료계와 한의계가 신종플루 한방치료를 놓고 티격태격하고 있다.

국민들은 헷갈린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 또 한방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정확한 해답도 없이 무조건 자기들의 주장만 내세우며 남의 말은 안중에도 두지 않는다.

이 것은 상당히 위험한 충돌이다. 현재까지의 예로 보면 신종플루 치료를 제때 받지 않아 사망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어 정부가 이를 명확히 규정하지 않으면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개연성을 갖고 있다.

한의계는 지난 17일 신종인플루엔자 관련 국제세미나에서 신종 플루에 대한 전통의약의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차오훙신 중국중의과학원장은 "중국의 신종플루 치료현황보고"발표를 통해 “경증의 치료는 중의약 치료로, 위중한 증세는 중서의결합치료로 한다는 원칙을 국가적으로 확정해 시행하고 있으며 9월 16일까지 1만221명이 발병해 치료완쾌된 경우가 6,098명이며 사망자는 현재까지 없다”고 발표했다.

김현수 한의사협회장도 “한의학의 신종플루 치료효과가 확인되고 있는 만큼, 이를 국내에서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는 신종플루 환자의 치료에 한의학을 적극 활용해야한다"며 "이를 위해 필요한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의사협회는 신종플루에 대한 치료 가이드라인을 조만간 마련해 정부에 제출하고, 한의학을 통한 치료를 적극 활용할 것을 건의할 예정이다. 이런 주장을 들어보면 신종플루의 경우 한방치료를 받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의료계 주장을 보면 그런것도 아니다.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료일원화특별위원회는 "전세계적인 위협 앞에 과학적인 치료가 무엇보다 시급한 이때 이러한 과학적 근거 없는 언급을 하는 한방 측의 행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며 "과거 2003년 사스 파동 때에도 한방 측은 똑같은 행태를 보이다가 질병관리본부의 비판을 받은 전력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의료일원화특위는 또 "한방 측은 어떤 한방적인 방법으로 신종 플루를 진단하는지 부터 세계에 공개하고 검증받아야 할 것"이라며 "향후 신종 플루에 대한 예방접종 및 현대의학적 치료 시 한의사와 그 지지자들은 반드시 배제하고 자신들 나름대로의 방법으로만 대처할 것을 제의한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당장 이 문제와 관련해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줘야 한다. 즉 신종플루와 관련 한방치료를 받아도 되는 것인지, 아니면 받아서는 안되는 것인지 국민들에게 정확히 알려 줄 의무가 있는 것이다. 문제는 양, 한방 어떤 치료를 받던 상관 없지만 환자가 치료시기를 놓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신종플루의 특성상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목숨까지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가 제기된지 몇 일이 지났다. 그런데 정부는 지금까지도 가타부타 말이 없다. 인터넷에 나돌고 있는 신종 플루 관련 광고만 잡아들였지 한방치료 광고에는 별다른 조치를 않고 있다. 만약 정부가 빠른 시일내 이 문제를 매듭짖지 않으면 의료계 주장대로 한방치료를 받다 치료시기를 놓쳐 더 큰 화를 당하는 사례가 발생하면 그 책임은 정부가 져야한다.

더욱더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한방치료 광고를 묵인 하면서도 신종 플루의 거점병원으로 한방병원이나 한의원을 하나도 지정하지 않은 것은 무엇 때문인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치료효과가 있다면 당연히 지정을 했어야 하며, 큰 돈 들이지 않고 치료가 가능하다고 하면 국민들에게 적극 권장을 해야 옳다.

정부는 의료계와 한의계의 충돌을 그냥지켜보고만 있어서는 안된다. 정부가 먼저 객관적 치료효과를 파악해 있다면 권장, 없다면 중지를 시키고 국민들에게는 한방치료를 받아서는 안된다는 홍보도 해야한다. 또 치료시기를 놓쳐 사망자가 나오면 그때 가서 호들갑을 떨 것인가. 호미로 막을 것 포크레인으로 막는 불상사가 없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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