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은 어느 다중시설보다 깨끗해야 한다. 환자들의 질병 치유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 종사자들의 건강을 위해서도 "청결유지"는 필수적이다.

특히 병원균, 병원체, 유해물질 오염에 의한 2차 감염의 우려가 가장 높은 곳이 의료기관이라고 볼 때 항상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지 않을 경우 "병고치려 병원 갔다가 되레 병 걸려왔다"는 우스게 소리가 현실화 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의료기관들의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환경부가 지난해 의료기관, 지하역사, 보육시설 등 다중이용시설(8,318개소) 및 100세대 이상 신축 공동주택(383개단지)의 실내공기질 등 관리상태를 점검한 결과, 실내공기질 유지기준을 초과한 시설로는 의료기관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깨끗해야할 의료기관이 이런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으니 환자들의 병이나 제대로 낳을지 의문스럽다. 물론 모든 의료기관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호텔 빰치는 의료기관들도 상당히 많다. 앞으로 의료시장 개방으로 외국 병원들이 들어오면 이런 상태로는 경쟁력이 없다.

실내공기질 관리·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실내공기질 관리·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리자의 인식전환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적어도 환자를 고치겠다는 가장 기본적인 의료인의 양심을 갖고 있다면 이러한 조사에서 오명의 1등 타이틀은 달지 말아야 한다.

사실 의료기관의 문제점은 비단 이 뿐만이 아니다. 일부 의료기관들에 가보면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때가 탄 가운을 입은 의사나 간호사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특별히 수술복과는 달리 가운의 위생상태를 따로 관리하는 병원이 없다보니 의사나 간호사가 가운 교환을 위해 임의로 벗어놓지 않는다면 세탁업소에서 강제로 가운을 벗겨가지 않을 것이라고 볼 때 며칠이고 입고 진료했을 법 한 경우도 상당수 눈에 띈다.

실제 일부 대학병원의 경우 시•도•구청에서 단속을 소홀히 하고 있는 틈을 노려 의료기관의 세탁물 처리업체에 세탁물을 맞기지도 않고 병원 자체 내에서 세탁을 하는 것은 물론 약물 소독도 하지 않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최근에는 울산의 유명 대형병원 2곳이 링거병 등 의료폐기물을 지정업체에 위탁해 처리하지 않고 일반폐기물업체가 수거하도록 방치해 경찰에 적발됐다. 병원 위생에 비상등이 켜져 있음에도 정작 의료기관 관계자들은 무신경이다.

환자들의 제2감염을 막기 위해서라도 병원 의료종사자들의 의식개선이 있기를 기대한다. 당국도 의료기관들의 위생상태가 보다 철저히 관리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제도가 잘못됐거나 홍보 부족이라고 본다. 따라서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의료기관들의 위생상태를 양호한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

그나마 다행한 것은 보건복지가족부가 지난 7월16일, 감염전문관리를 실시하는 의료기관은 "감염전문관리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 고시 개정안을 입안예고 한 것이다.

양심이 살아 있는 의료기관 이라면 정부가 뭐라고 해도 앞장서 이런 문제를 유발시키지 말아야 한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서 공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연간 최대 600만 명 실내공기오염에 의한 사망자 수는 280만 명으로 추정된다.

그 피해자가 당신도 나도 내 가족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당장 현존하는 문제들을 깨끗이 걸러내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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