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였다. 한국제약협회와 어준선 회장의 리베이트 척결에 대한 의지에 실망감을 금치 못한다. 리베이트를 척결하겠다고 그렇게 큰 소리리를 치더니 회장사가 골프접대 의혹에 휘말린 것도 모자라 그에 대한 처벌까지 실망감을 안겨주고 말았다.

제약협회가 안국약품의 골프접대 의혹에 대해 결국 위약금 500만원이라는 경징계에 해당하는 솜방망이 처벌로 끝내버렸다. 또한 KBS 시사기획 쌈이 지난 5월27일 방영한 제약사 리베이트 건과 관련된 K사에 대해서는 "조건부 보류"라는 결정을 내렸다.

제약협회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인데 제살을 도려내 듯 척결을 위한 제대로된 처벌을 하겠느냐"는 업계의 당초예상을 넘어서지 못했다. 결국 이번 솜방망이 처벌은 회장사에 대한 배려도 있었겠지만 제약협회 차원에서는 영원히 리베이트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다는 현실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제약협회는 이런 저런 이유를 달고 있지만 그것은 핑계에 불과할 따름이다. 결국 이번 징계는 위약금 수준도 문제지만 부당한 고객유인행위를 저질러도 들어오는 수익이 더 많을 경우 드러내놓고도 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놓았다.

특히 이번 징계는 제약협회가 행할 수 있는 골프 및 리베이트 처벌에 시범적인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별것아니다"라는 인식만 심어준 꼴이 됐다.

제약협회의 공정경쟁준수위원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음에도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동안 골프접대 뿐만 아니라 리베이트를 건내는 다양한 편법들이 업계에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만 공정경쟁준수위원회는 인력 등의 핑계로 제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본다.

두 사건 역시도 불만을 품고 퇴사한 직원들에 의해 밝혀진 것이 아닌가. 그렇기에 리베이트건은 시한폭탄적 요소를 갖고 있다.

따라서 이번 징계 및 조건부 보류 결정은 일벌백계도 될 수 없고 시범케이스도 되지 못하는 한 참 잘못된 것이다. 한 제약사가 자사의 제품을 처방해달라며 뿌리는 리베이트가 얼마쯤인지 제약사를 집접 운영 해 본 경험이 있는 어준선 회장이 더 잘 알 것이 아닌가.

조금 심하게 말한다면 500만원의 위약금 낼 생각하고 골프접대 등을 시해도 몇 억을 번다면 한 번 해볼만한 게임이 아닌가 말이다.

제약협회와 어준선 회장은 과연 리베이트 근절 의지가 과연 있는지 의심스럽다. 앞으로는 큰소리치고 뒤로는 어물쩡 넘어가려는 제약협회에 공정경쟁준수위원회라는 조직을 만들어 자율적으로 리베이트를 근절해 보라고 한 것 자체가 잘못돼 보인다.

이런 식이라면 그 기능을 공정거래위원회로 다시 돌려보내는 것이 마땅하다. 그동안 심심찮게 리베이트 문제가 터질 때마다 제약협회는 앵무새처럼 "척결" "근절"등을 떠들어댔고 요란을 떨었다.

그러나 그것이 겉다르고 속다르다는 것을 제약협회 및 어준선 회장 스스로가 입증해 보였다. 제약협회는 그렇다치고 치더라도 어준선 회장은 취임 이후 그 스스로가 가장 목소리를 높였던 부분이 "골프접대도 안된다"며 추진했던 리베이트 척결의지가 아닌가 말이다.

그런데 이게뭔가 그 역시도 안국약품의 솜방망이 처벌에 만족해 하고 있을 정도니. 이러고도 향후 다른 제약사의 유사 문제를 처단할 수 있겠는가. 단언하건데 이런 식으로는 평생가도 리베이트 문제는 척결되지 않음을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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