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병원경영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중소병원의 위기극복을 위한 전문병원 활성화" 정책리포트에 진료난이도가 낮은 질병군을 전문병원에서 진료를 수행할 경우 최대 2,000여억원의 진료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매우 의미 있는 분석이다. 단순히 경비 절감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갈수록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중소병원 및 의원의 회생을 위해서도 곡 필요한 것이다. 현재의 구조 하에서는 의료전달체계상 의료기관 역할분담이 명확하지 않다는 문제 때문에 대학병원 및 대형병원(종합병원)으로의 환자 쏠림현상이 심각한 상태다.

이때문에 심지어는 감기가 걸려도 종합병원을 찾는가 하면 사소한 질병이라도 무조건 큰 병원에 가야한다는 잘못된 인식 확산 으로 인해 곧바로 대형병원의 응급실행을 택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물론 이런 폐단을 방지하기위해 1,2, 3차라는 의료전달체계를 만들어 놓고 있지만 그것은 형식에 불과할 뿐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이런 의료전달체계의 중요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국민도 없거니와 이런 환자들에게 의료전달체계를 지켜달라고 하는 대학병원이나 대형병원도 별로 없는 것 같다.

이런 문제는 의원-중소병원-대학병원&대형병원간 실력격차, 지방병원과 수도권병원과의 실력격차가 판이하게 다르다고 믿는 국민들이 많은데다, "아프면 주조건 큰 병원으로 가야한다"는 인식이 국민들 속에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그 원인은 제도를 시행하고도 이를 제대로 안착시키지 못한 정부에도 책임이 있지만, 너무 장삿속에 매달려 일단 환자에게 2중 3중의 진료비를 부담케 한 의료계에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할 것이다.

사실 병원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공통된 이야기는 의료전달체계를 지킨 결과 결국 같은 검사에 돈만 더 날렸다는 푸념이 지배적이다. 제도상으로는 1차 의료기관에서 찰영한 CT등 각종 검사자료 등이 상급 의료기관에 제시는 되지만 이는 단순 참고자료만 될 뿐 결국에는 똑같은 검사를 어떤 방식으로건 또 진행하더라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똑같은 검사비를 2중 3중으로 들이는 것 보다 조금 비싸더라도 큰 병원으로 바로 가겠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의료전달체계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병폐를 낳고 있다고 본다. 심지어는 대학병원 입원을 기다리다 죽은 사람도 있다고 하니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실제 유명 대학병원에 진료를 하려면 몇 주를 기다려야 하거나 입원하려면 몇 달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그 만큼 환자가 많다는 것인데 과연 이런 환자의 모두가 대형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결국 이런 문제는 위급환자나 중병의 환자들에게 치료기회를 빼앗는 것이며, 국민 의료비를 상승시키는 문제 유발과 함께 교통비용, 입원대기로 인한 사회적 비용까지 덤으로 발생케 하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실력 있는 의사는 모두 대학병원과 대형병원만 있다는 국민적 편견을 해소야해 하며, 정부에서도 중소병원의 전문화 및 특성화를 통한 의료서비스 부분의 고용창출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의료전달체계를 더욱 확고히 함으로써 2중 3중의 진료비를 부담하는 문제를 해결 해 환자들의 고충도 해소해야 한다.

현재의 왜곡된 의료전달체계 하에서는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놓아도 진료를 의한 의료의 특성상 환자는 2중 3중의 진료비를 부담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는 3차 의료기관으로의 환자 쑬림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전문병원 시범사업이 그 해법 중 하나라고 보는데 이는 중소병원급 의료기관의 전문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만 그렇다고 3차 의료기관으로의 환자 쑬림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중소병원급 의료기관의 전문화와 병행해 2중 3중의 진료비 부담을 차단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한 해결책으로 보인다.

환자들은 오늘도 울며겨작먹기식의 특진비, 1,2,3차의료기관에서의 2중 3중의 반복되는 검사비 부담이라는 불평불만을 늘어놓으면서도 조금만 아파면 곧바로 3차 의료기관을 찾는 이중적 의료환경에 적응해가고 있다.

이런 문제가 1차 의료기관에서의 치료가능한 질병을 3차 의료기관에서의 직접 진료를 위해 기다리며 병을 키우는 것은 아닌지. 이러다 "우리집 주치의"제도라는 동네병-의원 이용하기가 3차 의료기관 주치의 제도로 안착되는 것은 아닌지 정부와 의료계는 머리를 맛대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건강한 의료환경은 우수한 대학병원과 대형병원만 있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진료난이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가 가능한 다양한 의료환경이 네트워크처럼 형성돼 있어야 한다고 본다.

조만간 의료시장개방이라는 빗장만 풀면 의료환경이 우수한 외국 병원들이 국내로 상륙하게 된다.지금의 이런 현상이 또 다시 의료환경이 우수한 외국 병원들로의 쏠림 현상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런 걱정에 앞서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의료환경이 건강하게 회생 할 수 있도록 탄탄한 준비를 해 둘 것을 정부와 의료계에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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