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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흉부외과-산부인과 소생시킬 대책 수립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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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12.14  06: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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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이 지경이됐는가. 환자치료의 필수과라 할 수 있는 내과∙외과∙산부인과∙ 등이 이른바 3D과로 전락하고, 매년 지원자가 없어 간호사 등 보조인력이 의료행위를 대신하고 있다고 하니 이게 말이나 되는 것인가.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 벌써 몇 년째 이들 과의 전공의 지원율이 크게 줄어들고 있음에도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의료계로부터 현실성 없는 선심성 정책이라는 불만을 낳고 있다.

큰 문제다. 이런 상태가 몇 년만 지속된다면 궁극적으로 의료 체계 붕괴로 인한 국가적 재앙이 될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미 이들 과들은 3D로 집약되는 고된 수련생활과 터무니없이 낮게 매겨진 의료수가, 높은 의료사고 위험성 때문에 기피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원인들에 대해 정부와 온 사회가 먼저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중 흉부외과와 산부인과는 고사직전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흉부외과의 경우 지원율이 매년 급감해 2009년 전공의 전기모집에서 흉부외과 총 정원 76명 중 단 18명(23.7%)만이 지원해 진료과 중 최하위를 기록했고, 지원자가 한명도 없는 병원이 전국 41개 의과대학 병원 중 절반이 넘어섰다.

뿐만아니다. 현재 전국 59개 대형병원에서 흉부외과 전공의가 한 명도 없는 곳이 23곳이나 되며, 심지어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서울의 유명한 종합병원들도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미달사태에 이르고 있다.

산부인과의 경우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과 원가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저수가, 의료분쟁의 삼중고 속에 몰락의 나락의 빠르게 진입하고있다.

통계에 따르면 낮은 의료수가로 인한 경영난으로 인해 산부인과 폐원율이 2007년도 8.5%로 평균 폐원율을 훨씬 상회하는 등 매우 심각한 실정에 직면했다. 2008년도 서울시 의원급 의료기관 개폐원 현황을 보아도 산부인과 개원율은 전체 진료과목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11월13일에는 강원도의 한 산부인과 원장이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는 최근 1년간 월세도 못낼 정도로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려온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동네 산부인과 현실의 자화상을 너무도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속이 아릴뿐이다.

이런 문제는 또 한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임산부와 환자들이 대형병원으로만 집중되면서 전문과목을 살리지도 못하고 그나마 얼마 안 되는 비보험으로 겨우 연명하는 산부인과 의원들이 늘어나면서 동네산부인과 명맥이 끊길 위기를 맞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정부가 내과∙외과∙산과∙소아과 등 4개 필수 메이저 과를 포함토록 한 병원 설립기준을 완화해, 산부인과 없이도 병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 문제는 더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는 "일선병원들이 시설 및 장비와 인력에 대한 투자비용이 큰 산부인과를 외면하게 함으로써, 가뜩이나 설 곳 없는 산부인과의 명맥을 아예 끊어버리겠다는 의도나 다름없다"는 의사협회의 불만은 일리가 있다.

동네 산부인과가 사라져가고, 산부인과 의사도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정부가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국가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시켜 최우선 해결과제로 다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표본 일 수 있다.

정작 산부인과의 씨를 말리고 있는 정부가 현실을 망각한 선심성 정책과 원칙 없는 탁상행정으로 일관한다면 결국 죽어가는 산부인과는 소생의 희망까지 잃게 된다. 정부는 당장 죽어가는 흉부외과와 산부인과를 소생시킬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산부인과 없이도 병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한 병원설립기준을 제고해야 하며, 흉부외과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등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해 지원을 적극 유도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흉부외과 전문의들은 어렵게 종합병원에 취업이 되면 먼저 소위 극심한 "3D"에 시달려야 한다. 막상 개업을 해도 불이익을 받고, 노인병원 등에 취업해도 소위 필과목이 아니라고 다른 과에 비해 차별을 받는 등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흉부외과의 암울한 현실상은 이미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산부인과 역시도 수입이 높은 상위 30%의 매출액과, 수입이 낮은 하위 50%의 매출액 격차가 타 과보다 현격히 커 무려 12.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미 슬림화 현상이 뚜렷하다. 즉 하위 50%의 매출액 평균이 연 평균 5,589만원에 불과해 매월 466만원 정도밖에 안 되는 수입으로 의원 임대료와 인건비를 충당하고 있어 의원 문을 열고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 할 정도다.

정부는 원가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저수가, 의료분쟁의 삼중고 속에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이들 과들을 현실을 망각한 선심성 정책과 원칙 없는 탁상행정의 피해자로 방치해두어서는 안된다.

젊은 의사인력이 없는 외과현실에서 PA(physician assistant·의사보조)는 이제 불가피한 상황이고, 준의료인으로 양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일부에서는 이들 과를 기피해 간호사 등 보조인력이 의료행위를 대신하고 있다고 한다.

의사가 아닌 사람의 의료행위는 있을 수 없는 불법행위에 앞서 국민건강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환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칠 수 있는 너무 위험한 현실이다. 용인될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

정부는 어렵고 힘든 분야에서 일하는 의사들이 정당한 보상과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건강보험수가 체계와 의료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지 않는다면 특정과 기피 현상은 계속돼 결과적으로 국민만 고통받게 될 것이라는 의료계의 목소리에 귀 기우려야 한다.

그렇지 않고 흉부외과나 산부인과 등의 몰락을 그대로 방치하다가는 결국 그 결과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고 궁극적으로 의료체계의 붕괴로 국가적 재앙이 될 것임을 엄중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어쩌다 이 지경이됐는지 정책 입안자들은 냉철한 가슴으로 현실을 바라보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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