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낙하산 바람이 불고 있다. 그래도 이명박 정권은 지난 정권에 비해 조금은 달라지겠지 했던 것이 기우였다.

도덕성 논란 속에서도 보란듯이 보건복지가족부 수장에 올랐던 김성이 장관이 수입쇠고기와 관련한 말 실수의 구설수까지 더해져 결국 장관 교체의 0순위에 올라 있다.

이렇듯 보건 복지 전체를 공정하게 바라 볼 수 없는 인사는 반드시 큰 문제를 낳게 된다는 것을 많은 정권들이 답습해 왔다. 대통령 선거 공신 보은 인사, 자기 사람 심기, 정치인 이력쌓기용 일색이었던 복지부 장관 자리는 이런 문제 때문에 항상 논란의 대상이 됐다. 때문에 정부 정책은 항상 반대 단체의 힘에 밀려 표류했고, 심지어는 정치논리에 휘말리기 까지 했다.

그런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노동조합이 신임 원장으로 임명제청된 장종호 강동가톨릭병원 이사장에 대한 반대 움직임을 본격화 함으로써 또 다시 낙하산 인사가 문제되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그동안의 원장 취임과 비교할 때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또 복지부 평가를 보더라도 별 하자가 없는 인물이다. 지난 정권에서는 건강보험과는 전혀 무관한 인사도 원장에 취임했으며, 선거에에 낙선된 인사에 까지 보은 인사를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노조측은 의료계에 지지기반을 가지고 있는 장 이사장은 심평원의 얼굴이 될 자격이 없으며, 심평원장은 단순히 의사라고 해서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보험 전체를 공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맞는 말이다. 무엇보다 심평원장 자리는 그동안의 예로 볼 때 어느 부처보다 전문가적 수준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심평원과 공단 등에 대한 낙하산 인사는 건강보험의 공익성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으며, 그 해악은 국민에게 전가된다는 점에서 볼 때 낙하산 인사는 더더욱 차단돼야한다.

잘 알다시피 건보재정은 큰 사회적인 문제가 된지 오래됐고 여전히 마땅한 해법을 못찾고 있는 상태다.

우리는 이번 심평원장 낙하산 인사가 그대로 추진되면 뒤이어 건강보험공단 등 복지부 산하 각 공공기관에서 진행되는 낙하산 인사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득이나 복지부 장관 교체를 놓고 어수선한데 산하 공공기관장 낙하산 인사까지 줄을 잊는다면 보건복지 행정은 제자리를 찾기까지 큰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바라건데 이명박 정권 초기 인사 실패의 교훈을 뼈저리게 느꼈다면 이번 심평원장 인사는 건강보험 전체를 공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전문성이 확보된 인사의 임명이 관철돼야 한다.

심평원 노조가 장 이사장의 심평원장 임명제청 철회를 요구하는 것은 그가 보기 싫어서가 아니다. 나름대로의 분석을 통해 심평원장으로서의 함량이 미달된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이명박 정권이 복지부, 식약청, 건보공단, 심평원, 보건산업진흥원 등 보건복지를 책임지는 자리의 수장들을 전문가들로 구성해 21세기 국민 보건복지를 진정으로 고민할 수 있도록 하는 최초의 인사를 기대하고자 한다.

심평원은 세계 최고의 진료정보와 정보기술능력, 30여년의 진료 심사평가 경험, 그리고 의약사 포함 1,700여명의 전문인력 등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나, 최근 진료의 양적 급증에 따라 의료 질 관리, 의약품 및 의료기기의 효율적 사용 등을 요구받고 있다.

심평원은 이에 부응할 수 있도록 심사, 평가 업무를 전문화하고 고객을 섬기는 공공기관으로 구조를 개혁해야 하는 당면과제를 안고 있다.

건강보험 전체를 공정하게 바라볼 수는 전문성이 확보된 인사들은 조금만 신경쓰면 가까운 곳에서 진주같은 인사도 찾을 수 있다. 그 해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코 앞에 있음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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