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 돌아왔다. 그동안 숱하게 한약 부작용과 관련한 사건들이 들춰질때마다 그래도 "한약이 설마"라며 위안을 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더욱이 시중에 유통중인 단순한 한약재의 문제를 넘어서 처방 한약의 부작용 및 의료사고는 한의사들의 질적 수준을 여과없이 드러낸 것이어서 국민들의 충격이 더 크다.

이번 조사결과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한의사의 과실 책임 중 "부주의"(30.4%)가 가장 많았으며, "설명소홀"(28.7%)또한 상당 비중을 차지해 한의사들의 감염 등에 대한 질적 수준을 의심케 했다,

이제 한의사들은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어야 한다. 소보원이 지적한 ▶병원감염 예방 및 관리지침 마련 ▶감염에 대한 정기적인 교육 실시 ▶예진표 작성 등 한약 투약 전ㆍ후 세밀한 환자진료와 복약지도 등에 만전을 기한 후 국민적 사과를 해야 한다.

질병을 치료해야할 환자를 대상으로 오히려 질병을 악화시켰다면 그것은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특히 그런사실을 모르고 계속 약을 복용토록 종용한 것은 아연실색 할 수 밖에 없다.

한약에 대한 부작용 사례는 수없이 많이 제기됐었다. 그때마나 전국 한의사들을 대표하는 한의사협회는임기응변식의 변명에 바빴다.

가장 많이 사용한 단골메뉴가 "사람마다 체질이 달라 한약은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곤란하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최근 고려수지침학회가 발표한 한약부작용 설문조사 결과와 관련 한의협이 이를 지속 보도한 보건신문을 고발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성명서에 저속한 표현까지 써가면서 마치 자신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 수지침학회 및 보건신문이 어거지를 피우고 있다고 성토까지 했다.

그러나 이번 결과를 보면 그같은 지적이 현실로 드러난 것이란 점을 주목할 때 되레 사과를 해야 한다고 본다.

양방의료계가 그동안 제기했던 한약의 간독성 문제, 수지침학회가 발표한 한약복용에 따른 부작용 어느것 하나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이 이번 소보원 발표가 입증한 것이다.

한의계는 "남의 눈에 티는 보면서 정작 자신의 눈에 박힌 대들보는 보지 못한다"는 표현이 그나마 적절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번 일도 그렇다. 소보원 발표가 있자 한의협은 즉각 입장을 발표하면서 여전히 반성 보다는 뻔뻔함을 보였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소보원의 "한의약 의료분쟁" 상담실태조사 발표를 둘러싸고 한의계와 의료계가 보여준 입장 차이가 잘 입증하고 있다.

한의계는 “한방의료사고가 단 한 것이라도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노력을 경주하겠다”면서도 “전체 의료분쟁 발생률을 볼 때 이번 소보원 발표는 "상대적으로 한의약의 안전성을 반증"한 것이 아니냐”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의료계는 “전체적인 의료공급량과 난이도 등을 대비해보면 어느 쪽이 문제가 큰지를 알게 된다”고 지적하고 “이번 소보원 발표가 말해주듯이 의료계가 그동안 꾸준히 문제를 제기한 것처럼 "한약 복용 후 독성간염 발생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잘못이 있으면 이를 적극 수용하고 개선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과 같은 문제는 향후에도 수없이 재발할수 있는 개연성을 갖고 있다.

이제는 국민의 눈을 속이고 체질과 한약재의 특수성을 앞세워 과학화 요구에 비과학화를 덧칠해 한의약을 처방 할때는 지났다.

정부도 이번 발표를 계기로 이에 상응하는 처벌과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바라건데 국민의 혈세로 한의학 육성 5개년 계획에 앞서 한약의 과학화 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은 한약과 한의사들을 불신할 것이고 결국 이 땅에 한약과 한의사가 사라지는 불운의 날이 올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소보원 발표에 이어 제3 제4의 충격적인 발표들이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늦었지만 지금이 시작일 수 도 있다. 정부와 한의계는 이번 소보원 발표를 기점으로 대오각성을 통해 국민건강을 지키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제발 정신차리기를 다시한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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