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장관 선정과 관련 논란을 빚었던 유시민 장관은 역시 조용히 있지를 못하는 성격인가 보다.

지난 2월 10일 장관 취임 기자회견 당시 “정치부 기자들이 관심 가질 일이 없을 것”이라며 장관직에 전념하겠다고 거듭 강조한지 석달만에 그는 정치인 유시민을 확인하는 두건의 사건을 터트렸다.

하나는 정부예산으로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시계를 제작 배포한 것이요, 다른 하나는 현재 문제가 확산되고 있는 여야 각 당의 서울시장 후보 사무실에 보낸 질의서다.

복지부 장관이 되고 나면 조금이라도 달라질 줄 알았던 국민들의 기대를 불과 석달만에 그 스스로가 저 버렸다.

모든 일은 선후가 있기 마련이다. 적당한 때가 있고 결정의 시기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유 장관은 이런 것을 참지 못하고 매우 즉흥적이다. 어찌보면 술수가 있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특히 개혁을 부르짖는 그가 아무리 소액이지만 정부예산으로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시계를 만들어 배포했다는 것은 상식이하의 짓이다. 그는 앞으로 나름대로 대권도 생각하고 있고 장관직을 그만둔 이후에도 정치인 유시민으로 얼마까지는 활동을 할 것이 분명하다.

그런 그가 이런 질떨어진 행위를 했다는 것은 도무지 납득이가지 않는 부분이다. 이 문제는 한나라당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것이기에 접어두자.

그러나 15일 "존경하는 서울특별시장 후보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로 시작되는 각당 발송 편지는 더 이해가 안되는 것이다.

자신이 "보건복지부 장관 유시민"임을 망각하지 않았다면 이런 절차는 정치인 개인이나 일개 시민정도가 할 일이다.

따라서 복지부 장관은 힘없는 일개 유권자가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복지정책의 총괄 권한을 갖고 있는 사람이며, 어떤 절차를 밝아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정치인 출신 장관이다.

물론 복지부 장관이 업무현안과 관련 자신의 입장을 밝히거나 정치권의 협조를 구할 수는 있다고 본다. 그러나 복지부 장관이 고민해야할 일이 이뿐인가. 또 이때여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모두가 부정적이다.

다른사람들은 차치하고라도 오죽하면 같은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측 오영식 대변인조차 “선거 시기에 장관으로서 이런 질의서를 공개 발송한 것은 적절한 태도가 아니다”고 지적했겠는가.

국립서울병원과 관련 서울시장의 협조가 필요하다면 선거가 끝나고 선출 된 시장과 함께 당정협의나 정책협의를 통해 대안을 마련하면 되는 것이다. 그것도 안된다면 국회를 통하거나 여야 정당의 공식라인을 통해 협조를 구하는 것이 상식이다.

유 장관의 행동은 늑대 이야기처럼 국민들이 좀처럼 믿으려 들지 않는다. 아무리 순수한 동기였다고 하지만 상당수 국민들은 선거와 관련된 정략적인 술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재발 바라건데 장관 재임 동안만이라도 보건복지 행정에만 전념해주기를 바란다. 처음 장관이 됐을 때 양로원 등을 찾아 다니며 고개를 숙이던 그런 모습을 국민들은 보고싶어한다.

유 장관 스스로 노대통령 재임때까지 장관을 하고 싶다고 밝히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수신제가 부터 해야 함을 이참에 꼭 명심해주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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