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명단 공개로 의료계가 한동안 혼란스럽더니 이번에는 제약사 GMP차등평가로 제약업계가 또 한번 희비에 휘말리고 있다.

특히 이번 발표는 공개범위의 부작용을 고려해 우수업소와 집중관리업소만 선정해 발표함으로써 집중관리업소보다 명단에 빠진 상위제약사들에 따가운 눈총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잘못 보면 명단에 빠진 나머지 제약사들은 아예 집중관리 수준인 E등급에도 못미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때문에 명단에 빠진 상위 메이커들은 마치 자사가 품질관리 측면에서 형편없는 제약사로 보여질까봐 전전긍긍 하기도 했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상위업소 상당수가 공장시설이 노후됐거나, 이전 문제 등이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A등급을 받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 올 수 있다.

또한 의약품 제조 관리 시스템 구축 및 공정관리, 자재관리, 시설관리 보다는 영업및 마케팅 등에 더욱 치중한 결과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문제는 이런 업체들에 대한 명쾌한 유권해석이 없다는 것이다. 명단에서 빠진 업체들의 껄꺼러운 시선은 향후 상대적인 피해를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식약청은 지난해 차등평가 점검과정에서도 그 결과에 대해 줄곧 공개하지 않겠겠다고 밝혀오다 갑자기 공개하기로 방향을 급선회한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번과 같은 공개는 충분한 홍보가 필요했다. 그렇지 않을 바에야 모든 업체를 사실 그대로 공개해 시설투자및 인력확충 등 의약품 산업 수준 향상에 똑같은 영향이 미치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왜 많은 국민들이 "명단에 빠진 업체는?" 하고 궁금해 하는가는 "유명기업=A등급"의 등식이 "명단에 빠진 유명기업=문제있다"로 귀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실 기업마다 평가 제형의 수가 천차만별이어서 일부 제형의 등급만을 가지고 순위의 절대적 기준을 삼는 것은 자칫 GMP 취지를 퇴색시킬 뿐만아니라 국민 불신만 조장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식약청은 우수의약품 생산이 목적인 GMP 등급이 기업별 서열화나 마케팅용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최상-최하위 등급만 공개한 것이라고 밝히고는 있다.

그러나 그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심지어는 등급공개로 인해 제약업소 간 위화감을 조성하는 일까지 벌어지지 않을까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우리는 식약청의 이번 조치가 품목 전문화를 유도해 결국 의약품 품질관리 향상까지 유도하겠다는 점에서 긍정적 이해를 하고는 있다.

공개범위는 객관적이어야 하고 누구나 납득이 가야한다. 1등과 꼴등 사이 2-3등의 장단점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금 장점 보다는 무형의 단점만 횡행하고 있다.

이번 발표는 그 점을 너무 간과한 것이 아닌지 한번쯤 다시 생각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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