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22일 보건복지부에서 시작 된 올해 국정감사가 11일 종합감사를 끝으로 20여일간의 일정을 모두 끝냈다.

이번 국감은 일부에서 정책국감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지만 보건복지위의 경우 그동안 문제가 제기됐거나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킨 사안에 대한 재확인 차원을 벗어나지 못했다.

심지어 몇년째 논쟁을 거듭하는 사안들의 경우도 앵무새같은 질문과 대답으로 일관하는 수준을 보여 여전히 함량미달이라는 지적이다.

의약분업, 혈액제제, 의약품 관리 등에 대해서는 예전과 비슷한 평탄한 이슈들이 즐비했으며, 일부 사안의 경우는 마치 특정 단체 편들기를 한다는 지적까지 제기됐었다.

그러나 참신한 지적도 있었다. 대부분의 의원들이 주로 국가 예산과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민생과 연관 시켜 점검하는데 감사의 초점을 맞춘 것은 바람직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과거처럼 언론을 의식한 지나친 한건주의 폭로 경쟁이 적은 대신 작지만 다양하고 국정 구석구석의 문제점을 살핀 것은 국감의 본래 목적에 부합하고 지향할 점으로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사례가 현재까지도 식품의약품안전청과 공방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의 중국산 납김치 파문이다.

이번 국감을 지켜보면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세계보건기구가 경고하고있는 조류독감 및 변종바이러스에 대한 정부 대책을 정확히 따져물어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현재 이 문제는 단순한 예방백신만 비축해 놓으면 된다는 안이한 발상에서 벗어나 정면으로 도전하는 일만 남았다는 권위있는 연구가들의 지적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전재희 의원이 질병관리본부가 조류독감 치료제를 구입하기 위해 책정한 예산으로 간판과 홍보물 제작을 하는데 사용했다고 지적한 것은 다행이다.

전 의원은 질병관리본부가 유일한 조류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 항생제를 구입하고 남은 15억원 가운데 10억원을 전광판 등 간판제작과 홍보물을 만드는 데 사용했으며, 나머지 5억원은 타미플루 추가 구매예산으로 배정했다고 밝혀 경각심을 일깨웠다는 평가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도 점검 수준에서 끝났다. 그러나 이 문제 또한 심각한 사회적 파장을 몰고올 사안 임에는 분명하다.

단순한 수치 논쟁을 떠나 살효성 있는 정부 대안을 따져 물었어야 했으며, 그것이 현실로 나타나도록 강력한 조치를 했어야 옳다.

만약 이런 문제들이 예전의 국감처럼 "서면으로 답변드리겠습니다" "시정토록 하겠습니다"는 몇마디 말로 끝난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적어도 국감에서 지적된 사항은 국회가 끝까지 챙기지 않더라도 분명히 시정돼야 하고 답변대로 추진돼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에 또다시 이 문제를 놓고 소모적인 국감을 진행해야 한다. 이건 국가적 낭비요, 생산적인 국감이 되지 못하는 걸림돌이 된다.

20일만 버티면 된다는 국감의 병폐를 걷어 치우기 위해서도 이번 국감에서 지적된 사항들은 철저히 실행에 옭겨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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