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1일 출국해 지진해일 최대 피해지역인 인도네시아 반다아체에서 13일부터 긴급의료활동을 벌여온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이성재)의 일산병원의료진이 18일자로 진료활동을 마치고 21일 새벽 귀국한다.

반다아체 중심에서 약간 외곽지역인 사마하니와 롬바떼 난민촌에서 진료를 시작한 이래로 하루 평균 400명을 진료하여 모두 2,500명에 이르는 환자들을 진료하였다. 진료시간 이후에는 저녁식사 후에 위급한 환자를 돌보기 위해 왕진도 빈번했다.

특히, 조경희 과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을 팀장으로 했던 사마하니는 공단 의료진이 들어가기 전까지 한 번도 의사가 진료한 적이 없는 곳이어서 지진해일로 피해를 입은 환자들뿐만 아니라 인근의 주민들까지 찾아와 진료를 받았다.

김철수 단장(산부인과 전문의)이 돌보았던 롬바떼에는 쓰나미로 고아가 된 환자들이 많았다. 감염성 질환으로 링겔을 맞고 있는 17세 에스마리는 수액(링겔)을 꽂고 누워있는 13살인 동생 줄리아디를 보며 한없이 흐느꼈다. 화요일 아침에는 어머니의 시신을 찾기 위해 무너진 집터를 뒤지던 청년이 유리에 베어 왼쪽 새끼발가락 부분에 심한 상처를 입어 긴급히 수술을 받기도 했다. 난민촌 모든 사람들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이다.

의료봉사팀이 떠나는 수요일 이후 후속팀은 2월에 오기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 공백기간 동안에 치료가 이어져야 할 환자들은 방치될 수 밖에 없다. 외국 의료진도 오는 팀보다 떠나는 팀이 월등히 많아지고 있다.

시간과 함께 세계의 관심이 식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곳은 아직 치료되지 않았고, 도움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진료팀 중에서 다음 의료진이 이곳에 올 때까지 연장하여 일부라도 체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누적된 피로로 너무 지쳐 있고, 현지에서의 안전문제와 국내에서의 진료스케줄 등으로 이루어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다아체 공단의료진의 한 관계자는 "서울대, 국립의료원, 고려대, 연세대, 그리고 공단일산병원이 단일의료기관으로서 아체와 스리랑카에 진료팀을 파견했다. 의사회나 한약사회 등 단체를 제외하고 단독으로 의료진을 파견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대형병원을 찾아보기 힘든 것이 국내의 현실임을 감안한다면 국가적인 의료구호시스템을 구축하여 보다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지원활동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철수 의료진 단장은 긴급의료활동을 마치면서 "인류역사상 엄청난 재난을 구하는데 동참했다는 것에 개인적으로 큰 보람을 느낀다.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큰 사고였지만 이 사고의 복구 및 구호를 위해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비로 이곳까지 와서 열악한 환경에서 봉사하는 모습을 보고 커다란 감명을 받은 것도 큰 수확이다. 이번 봉사활동에 동참하여 적극적으로 일해주신 동료들에게 감사한다. 열흘간의 봉사기간 동안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결실도 얻었다. 더 이상 힘이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혼신의 힘을 쏟았다. 마라토너가 힘을 다해 완주한 기분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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