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자살, 자해, 선로추락 등으로 사망하거나 다치는 사람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사고에 대처하는 기관사들 중 절반이상인 59.71%가 운행 중 사고 경험이 있고 이들의 13.6%는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인제대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우종민 교수팀은 2004년 4월~ 5월에 도시철도공사 기관사 170명(27.07%), 서울지하철공사 304명(48.41%), 철도청 154명(24.52%) 등 총 628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증상, 공황장애 및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조사했다.

조사 대상자(628명) 중 375명(59.71%)이 운행 중 사고 경험이 있는 기관사이고, 253명(40.29%)은 사고 경험이 없는 기관사로 구분됐다.

사고를 경험한 기관사 중 13.60%(51명)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속사별로는 도시철도공사 12명(11.54%), 서울지하철공사 32명(16.75%), 철도청 7명(8.75%)으로 나타났다. 또 공황장애에 대해 622명의 응답자 중 5%(31명)가 공황장애로 추정됐고 일부 공황 증상을 나타낸 기관사가 8%(50명)였다.

이같은 수치는 일반 인구의 평균 유병률 2-3.5%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공황장애 유소견자 중 사상사고 경험 유무를 살펴보면 공황장애 추정자 31명 중 74.19%(23명)이 일부 공황 증상 발현자이고 50명 중 80%(40명)가 사고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사고 경험이 없는 군의 경우 공황장애 추정자가 250명 중 8명으로 3.2%였는데 반해 사상사고 경험이 있는 군에서는 공황장애 추정자가 372명 중 23명으로 6.2%로 2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지하철 기관사의 사고 후, 회사나 기타 기관에서 제공해 주길 원하는 서비스는 응답자 432명 중 51.16%(221명)이 정신적 안정을 위한 충분한 휴식 기간을, 정신과 면담이나 1:1 상담, 전화 상담 16.20%(70명), 사고처리 전담부서나 119의 신속한 사고 처리 10.88%(47명), 경찰서 출두 문제 개선 9.26%(40명)순으로 나타났다.

우종민 교수는 "사고 경험이 있는 기관사는 전반적인 스트레스 증상이 높았는데, 특히 우울과 분노 증상이 유의하게 높았고 일에 대한 의욕과 집중력이 저하되어 실수가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장에서 직접 목격하고 시신을 처리해야 하는 기관사들의 정신 장애는 승객들의 안전과 직결돼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2003)에 의하면 스트레스와 관련된 정신 건강수준을 측정하는 도구인 PWI 설문결과 도시철도 노동자의 38.9%(466명)이 고위험 스트레스군으로 평가됐다. 건강군은 26명(2.3%)에 불과하였고, 나머지 674명(58.8%)은 잠재적 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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