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肝)효소 결핍으로 선천성 대사이상 간질환을 앓고 있던 18세 환자에게 뇌사자의 간세포를 분리, 환자에게 직접 주입하는 이식수술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처음으로 성공했다.

간세포 이식수술이란 간이식 수술에 이용하기 부적합한 뇌사자(기증자)의 간에서 간세포를 분리한 후 환자의 간문맥에 직접 넣어주는 시술로, 그동안 여러 동물실험을 거쳐 사람을 대상으로 처음 시도된 것은 지난 1993년으로 현재까지 간과 관련된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에서 간세포 이식 수술이 시행된 경우는 전세계적으로 13건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됐으며 동양권에서는 이번에 처음 성공했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이광웅(李光雄)·김종원(金鐘源)·이수연(李秀娟) 교수팀은 지난달 21일, 성장저하를 동반한 선천성 대사성 간질환인 글리코겐 저장질환을 앓고 있던 이모(男,18세) 환자에게 동양권에서는 처음으로 뇌사자의 간에서 분리한 간세포를 추출, 환자의 간문맥을 통해 3차에 걸쳐 직접 주입하는 간세포 이식수술에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간세포 이식수술을 받은 지 1달여가 경과한 환자의 경우 수술전에는 혈당유지를 위해 하루에 4회 이상 복용하던 전분을 완전히 끊고 저혈당 증상없이 현재까지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글리코겐 저장질환은 입을 통해 섭취된 음식물에서 흡수된 혈당이 글리코겐으로 저장되어 공복시에 다시 지속적으로 혈당으로 재분해되어 혈당을 유지해야하는데, 이 때 글리코겐이 혈당으로 분해되는 간(肝) 효소(단백질과 비슷한 유기화합물)가 선천적으로 부족해 식후 1~2시간이면 저혈당에 빠지는 선천성 대사이상 간질환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것은 식이요법 등 제한된 치료방법이 전부였다.

특히 이번에 수술받은 환자의 경우처럼 글리코겐 저장질환 환자에 대해 간세포 이식수술을 시행, 성공한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아직 학회에 보고된 경우가 없다고 병원측은 설명했다.

간세포 이식수술은 간이식 수술에 비해 수술의 위험성이 적고 개복(開腹)을 하지 않으며 비용 또한 간이식 수술의 1/5이하 수준으로 저렴한 이점이 있다.

이에따라 앞으로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자의 경우 타인의 간세포를 이용하지 않고 자가 간세포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를 시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병원측은 간세포이식수술은 반복적으로 이식이 가능하고, 적은 수의 간세포 이식에도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의 경우 치료가 가능한 반면 한꺼번에 환자의 간문맥을 통해 많은 간세포를 넣는데 제한이 있고, 간세포의 수명이 간이식 수술에 비해 짧은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이광웅교수는 "현재 국립장기이식센터(KONOS)에 기증의사를 밝힌 뇌사자의 25%가 여러 가지 이유로 간(肝)기증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들 대부분은 심한 지방간이 대부분" 이라며 "간기증이 부족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이런 간이식 수술에 부적합한 간에서도 간세포만을 분리, 선천성 간 효소 결핍으로 인한 대사이상 환자들의 치료에 이용할 수 있다" 며 국내 첫 간세포 이식수술의 성공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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