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연기금 운용방안에 정면으로 반발했던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21일 당,정,청 회의에 불참 이 부총리와 기싸움이 본격 시작됐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김 장관이 국민연금 운용과 관련한 자신의 소신을 국민들에게 모두 밝혔다는 점에서 경제부처에 한치의 양보도 없을 것이라는 추측까지 난무 양부처간 정면충돌까지 예상되고 있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21일 고위 당.정.청 회의를 갖고 한국형 뉴딜정책 추진에 따른 연기금 투자문제를 중점 논의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 당초 참석대상자였던 이헌재 경제부총리와 김근태 보건복지장관이 나란히 불참했다.

대신 재경부에서는 김광림 차관이, 복지부에서는 송재성 차관이 참석했다. 그러나 이 부총리의 불참은 어느정도 예고 됐던 것인 반면, 김 장관의 불참은 회의 시작 직전에 갑작스럽게 알려져 참석자들을 의아하게 했다.

이번 사태의 장본인이자 한국형 뉴딜정책 추진과 연기금 운용의 주무부처인 두 사람이 빠진 것은 단순한 불참 차원을 넘어서 팽팽한 기싸움에 들어간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미 상반된 견해차가 있어 온데다 김 장관이 참을만큼 참았다는 소신을 밝힘으로써 연기금 운용을 둘러싼 두 사람의 입장차가 좁혀질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다.

재경부는 당초 참석하려 했던 이 부총리가 다소 몸이 편찮은 관계로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복지부는 명확한 해석이 없다.

총리실 관계자들도 "회의 직전 갑자기 불참했다"는 말만 되풀이 할뿐 명확한 불참사유는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이와관련 정치권 인사들은 "이 부총리가 몸이 안좋다는 이유로 불참하면서 차관을 보낸것에 김 장관이 "차관에는 차관"이라는 정공법을 사용한 것 같다"며 "대권주자라는 것 때문에 이번 문제 해결에서 절대 양보 하지 않는 고집을 고수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김 장관이 국무회의 자리에서도 충분히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음에도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선것은 주무 장관으로서 옳지않은 행동 이었다"며 "그것도 모자라 이 문제 해법을 찾기위해 당,정,청 관계자들이 모이는 자리에 불참했다는 것은 더욱더 올바른 처신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해찬 총리가 이날 오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소집한 회의에는 두 사람을 빼고 우리당 지도부 등 관련 인사가 빠짐없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총리는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연금 안정성의 확보가 전제돼야 국민 신뢰를 얻을수 있고, 정책도 원활히 이뤄진다"며 "이에 대해서는 국민도 공감하고 당정간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연기금은 국민이 또다른 세금을 내서 조성한 것이므로 안정성 보장에서 염려가 없도록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으며, 천정배 원내대표는 "연금이 안정성, 수익성, 공공성을 가지는 동시에 독립성, 전문성, 투명성을 갖고 운영돼야 한다는 야당의 문제제기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김 장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발언으로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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