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다른 사람에게서 채취한 2개의 제대혈을 동시에 이식하는 백혈병 치료법이 국내에서도 성공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구홍회 성기웅 유건희 교수팀은 올해 3월초 체중이 많이 나가는 3명의 소아백혈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기존 1개의 제대혈로는 부족하여 각기 다른 2개의 제대혈을 동시에 이식하는 조혈모세포이식술을 적용, 이중 2명이 완치되어 현재까지 각각 200일과 100일 이상 건강한 상태로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제대혈로 얻을 수 있는 조혈모세포양이 적어 주로 어린이 치료에만 적용되어 왔지만 각각 다른 2개의 조혈모세포를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청소년이나 성인 백혈병 치료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대혈(cord blood:탯줄혈액)은 조혈모세포이식이 긴급히 필요한 경우나 조직형이 일치하는 골수가 없을 때 이식에 쓰이는 유일한 희망이다. 태반에서 얻어지는 제대혈에는 조혈모세포가 일반 혈액보다 열 배나 더 많이 들어있을 뿐만 아니라 성인의 골수 속에 있는 조혈모세포 보다 덜 성숙되어 있어 일반 골수이식에 비해 거부 반응이 훨씬 덜해서 체중이 적은 소아에게 특히 유용하다.

하지만 기존 제대혈을 이용한 조혈모세포이식술의 단점은 골수이식에 비해 조혈모세포수가 적어 체중이 많이 나가는 청소년이나 성인의 경우 이식 실패의 가능성이 높거나 생착되기까지 기간이 길어 치료 관련 사망률이 높은 단점이 있다.

이러한 제대혈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구 교수팀은 조직적합성 항원 6개 가운데 최소 3~4개만 맞아도 이식이 가능한 제대혈의 특징을 이용하여 각기 다른 2개의 제대혈을 동시에 이식함으로써 이식에 충분한 세포수를 주입하는 조혈모세포이식술을 시행하게 되었다.

그러나 검사결과 이식되는 각각의 제대혈이 환자의 조직형과 완전 일치하지 않아 면역학적 차이로 인한 거부반응과 합병증 등이 우려됐다.

다행히 "이식편대숙주병" 등 주요 합병증과 거부반응이 거의 없고, 이식 후 4개월만에 모든 면역억제제를 완전히 끊을 수 있었다. 치료결과 현재까지 이식받은 환자들은 백혈병이 완치된 상태로 각각 국내에서 최장기간인 200일 이상과 100일 이상 생존중이다.

구홍회 교수는 "1996년부터 시작된 제대혈이식 치료성적이 현재는 골수이식과 거의 비슷하다"며 "이번에 2개 제대혈 동시이식 성공으로 소아에 비해 체중이 많이 나가는 청소년이나 성인들의 경우에도 적용되어 이식성공률을 높일 수 있어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다"며 2개 제대혈이식 성공의 의의와 전망을 밝혔다.

한편 구 교수팀은 2003년 한 해 동안에도 국내에서 가장 많은 19건의 제대혈이식을 시행하는 등 제대혈이식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를 수행중이다.

이번 2개 제대혈 동시 이식의 경우도 전세계적으로 관련 논문이 증례보고를 포함해 수편에 불과해 구 교수팀은 조만간 이번 치료성적을 국제학회지에 보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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