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온이 떨어지면 갑자기 오줌길이 막히는 급성요폐로 병원을 찾는 남성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대 안암병원은 방광에 소변이 꽉 차있는데도 불구하고 소변이 잘 안나오거나 소변을 전혀 보지 못하는 급성요폐로 응급실과 비뇨기과 외래를 찾은 환자수가 2004년 7∼9월 사이 25명에서 2003년 10∼12월 사이 37명으로 약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들 대부분은 평소 전립선비대증 환자이거나 증상을 가지고 있었다.

비뇨기과 천준 교수에 따르면 날씨가 추워지면서 전립선비대증 증상이 심해지고 급성요폐가 증가하는 이유는 추워지면서 평소 배뇨기능이 좋지 않은 전립선비대증 환자의 골반근육과 전립선부위 요도 근육이 긴장하고 이완작용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땀으로 수분을 많이 배출시키는 여름에 비해 가을, 겨울철에는 수분배출이 줄어 소변량이 증가하여 쉽게 방광에 소변이 찬다.

특히 고령으로 전신 면역기능이 저하된 사람은 감기에 잘 걸리고 또 감기약을 자주 복용하게 된다. 그런데 감기약에는 항히스타민제와 교감신경흥분제가 섞여 있어 이 두 가지 약물이 소변이 나오는 방광입구와 전립선을 둘러싸고 있는 요도의 평활근을 수축시켜 좁게 만들고 방광의 배뇨기능을 약화시켜 급성요폐를 불러온다.

늦가을·겨울에는 추워진 날씨로 몸을 덥게 하기 위해 가끔 술을 많이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술을 많이 마시면 신장에서 만들어지는 소변량이 급증, 갑자기 방광이 팽만해지고 감각이 무뎌져 소변을 보지 못하게 된다.

전립선비대증은 우리나라 50대 남성의 50∼60%, 60대 남성의 60%,70대 남성의 70%가 앓고 있다는 질환으로 속칭 "침묵의 병"으로 불린다.

본인이 증세를 느끼기 시작할 때쯤이면 병은 이미 꽤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초기에 증세를 느끼더라도 병원을 잘 찾지 않는 탓도 있다.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겨울에 감기가 들어 감기약을 무분별하게 복용하고, 감기를 없애기 위해 술을 많이 마신 후 잠이 들거나, 난방이 잘 안된 장소에서 6시간 이상 있을 경우 급성요폐에 걸릴 확률이 거의 100% 가깝다.

천준 교수는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특히 감기나 독감에 주의해야 하고, 감기약을 먹을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에게 전립선비대증 환자임을 알리고, 항히스타민제나, 교감신경흥분제가 포함되지 않는 약을 처방 받도록 해야한다." 면서 "과음을 삼가고 찬바람이 더 불기 전에 반드시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서 적절한 약물, 수술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추운 날씨에 전립선비대증 악화나 급성요폐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체온을 보존하기 위해 따뜻하게 옷을 입고, 외부 기온에 잘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정에서는 난방을 통해 따뜻한 환경을 유지하고, 외출전에는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여름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소변을 자주 보는 것이 필요한데 장시간 차나 비행기 등으로 여행할 때에는 3∼4시간에 한 번씩은 반드시 휴식을 취하고 화장실에 가야 한다.

잠자리 2시간 전부터는 간식과 음료섭취를 피하고, 억지로 소변량을 줄이기 위해 물섭취량을 줄이는 것은 고령 환자에게 좋지 않으므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되 수시로 소변보는 습관을 갖는 것도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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