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3일 부산백병원에서는 좀처럼 보기드문 수술이 이뤄졌다.

뇌사판정을 받은 생후 9개월된 남자아기(체중:10kg)의 신장을 만성신부전을 앓아온 40대 주부에게 이식한 것이다.

이전에 생후 6개월된 아기의 간을 이식하는 수술이 있었던 것을 제외하면 국내에서 가장 어린 뇌사자의 장기기증이 이뤄진 순간이다.

부산백병원 흉부외과 윤영철 교수는 지난 9월 23일 뇌사상태에 빠진 생후 9개월 3일된 강모군의 신장을 만성신부전 환자인 정모씨(여. 44)씨에게 이식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강군은 지난 9월 16일 소파에서 넘어져 바닥에 머리를 심하게 부딪친 뒤 급성뇌경막하출혈로 경남 진주시 경상대병원에서 뇌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뇌사상태에 빠졌다.

이후 강군의 부모는 장기기증 의사를 표시했고, 20일 뇌사판정 대상자 관리 전문기관인 부산백병원으로 이송된 강군은 최종 뇌사상태로 판정됐다. 흉부외과 윤영철 교수는 2박 3일에 걸친 뇌사 판정을 거친 뒤 23일 3시간 25분에 걸친 수술로 강군의 신장 2개를 정씨에게 이식(en bloc dual kidney transplantation)했으며, 현재 정씨는 신장기능 수치인 크레아틴 농도가 0.8mg/dl(정상수치 0.6~1.2mg/dl)를 보이는 등 양호한 상태이다.

수술을 집도한 윤영철 교수는 강군의 신장은 일반 성인의 신장 2개의 평균 무게인 300gm -400gm에 비해 훨씬 작은 90gm이었지만, 정씨의 몸무게 40kg 정도로 체구가 작아 이식수술을 시도했으며, 수술 후 15일째 퇴원 후 현재까지 양호한 상태라고 밝혔다.

강군의 고모부 박모씨는“부모가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려 우리로서도 숙연할 수밖에 없었다. 부디 수혜자가 건강하게 잘 살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씨는 “장기기증을 받기가 힘들어 병워에서 혈액투석만 받다가 죽겠구나고 생각했는데 어린 천사가 나타나 새삶을 찾게 돼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따르면 지금까지 국내에서 최연소 신장 기능 뇌사자는 지난 2002년 12월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만3세 남자아이에게 신장을 기증한 만2세 남자아이였다.

부산백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이번 신장이식 성공을 비롯하여 4년전 부산·경남지역 최초로 심장이식수술에 성공하는 등 장기이식의 새로운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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