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우울·조울병학회는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4개월간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 내과에서 치료 중인 환자 1,254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유무를 조사한 결과, 우울증 치료를 요하는 내과 환자가 전체의 약 43%(535명)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는 우울증이 다른 질환과 동반되어 많이 발병한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밝혀낸 첫 국내 자료이다.
이를 내과의 분과별로 보면, 고혈압과 동맥경화와 같은 순환기 내과 환자 220명을 대상으로 쭝씨 (Zung) 우울증 자가 척도로 측정한 결과 54.6%(120명)가 우울증도 함께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류마티스 내과에서 51.5%, 신장 내과에서 43.4%, 당뇨병 등 내분비 내과에서 39.3%, 호흡기 내과에서 34.3%, 소화기 내과에서 32.7%의 등으로 여러 내과 질환자들에서 모두 우울증 발병률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환자에서 우울증을 동반하는 신체증상의 정도를 나타내는 환자건강-신체증상설문지[PHQ(Patient Health Questionnaire-somatic symptom severity scale)의] 점수가 높았으며, 다양한 신체 증상이 높은 환자들은 Zung 점수로 측정한 우울증상 점수도 함께 높아 신체 질병이 정신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음이 조사됐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동으로 우울증을 동반하는 내과환자와 우울증을 동반하지 않는 내과환자 2003년 1년간 평균 진료비 비교결과, 경한 우울증, 중등도 우울증, 심한 우울증을 동반한 환자들은 우울증을 동반하지 않은 내과환자 (2,275,496원)보다 각각 21%(2,750,785원), 27%(2,893,441원), 57%(3,606,251원)를 더 많이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울증을 동반하는 내과 환자의 경우, 신체증상도 심하고 치료예후도 나쁠 뿐만 아니라 병원이용횟수와 평균 진료일수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체질환에서도 우울증의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톨릭의대 신경정신과 김광수 교수는 우울증은 흔히 "마음의 감기"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생체의 생리작용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자신이 우울증인 줄 모르고 방치하다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또한 “우울증은 단순히 기분이 저조한 상태와는 다르며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다. 특히 여러 병원에서 검사를 해도 특별한 이유가 없는 신체 증상이 지속된다면 정신과 전문의 상담을 받는 것이 권유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