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역 내 종합병원들이 감염성 폐기물을 불법처리하다 무더기로 적발된 심각한 일이 벌어졌다.

이는 처벌 여부를 떠나 의료계가 감염성 폐기물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관리가 엉망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어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이번에 한양대병원 등 12개 종합병원이 감염성 폐기물 관리 실태 일제점검에서 적발, 사법기관에 고발 조치 된 것은 쉽게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더욱이 국립병원이 다른 병원에 비하여 폐기물관리상태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난 것은 정부의 무관심 또한 극에 달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감염성폐기물은 병원, 의료기관 등에서 주로 발생하는 인체조직물과 탈지면, 일회용주사기, 수액세트 등을 말한다. 이들 폐기물들은 자칫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2차 감염 우려 때문에 엄격히 관리돼야 하는 것들이다.

따라서 현행법(폐기물 관리법)에서도 특별 관리가 필요한 폐기물이라는 것으로 인해 지정폐기물중 감염성폐기물로 분류해 엄격하게 관리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적발사례를 보면 의료기관들이 현행법을 우습게 생각했거나, 아니면 환경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는 사람들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됐다.감염성 폐기물은 자연에 그대로 버려지면 심각한 2차 감염을 유발한다. 각종 감염성 병균들이 공기를 통해 우리 호흡기로 여과 없이 들어오거나, 토양으로 스며든 병균들은 동식물 등을 통해 다시 우리 식탁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때문에 감염성 폐기물들은 반드시 지정된 용기를 사용토록 하고 있다. 물론 의료기관들은 병원이 직접 이를 직접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용역을 맡은 회사들이 처리하기 때문에 일일이 점검할 수 없었다는 핑계를 붙일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것은 넋두리에 불과하다. 용역 문제는 수차에 걸쳐 지적됐음에도 의료기관들은 이의 시정을 단행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감염성 폐기물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무관심했다는 것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이번에 적발된 한양대병원의 경우 병원 내 쓰레기 집하장에 있는 쓰레기종량제 봉투 속에서 수술용 장갑, 일회용주사기 바늘 등 감염성폐기물이 발견됐다는 사실이다. 또 원광대 산본병원 등 3개 종합병원은 감염성폐기물을 생활폐기물과 혼합보관 했으며, 원자력의학원 등 9개 종합병원은 일반 플라스틱 통에 감염성폐기물을 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문제는 병원 측이 조금만 관심을 가졌다면, 쉽게 확인 될 수 있는 것들이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의료기관들이 앞서 문제 해결에 나서기를 촉구한다.

한번 적발돼 처벌을 받고 나면 또다시 나 몰라라 하는 식의 구태의연한 생각으로 이 문제를 방치하다가는 큰코다친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의료기관들은 돈 버는 데만 급급할 것이 아니다. 이런 불법적인 일들은 국민을 두 번 죽이는 의료인들의 마지막 양심을 버리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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