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소년과 성인이 법정전염병인 디프테리아와 파상풍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 병에 대한 시급한 예방조치와 정부대책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성모자애병원 소아과 강진한 교수팀은 식약청의 용역사업연구로 지난 2000년 2월 대한감염학회지에 발표된 "국내에서의 디프테리라의 연령별 면역혈청학적 역학연구"와 2001년 4월 동학회지에 게재된 "국내에서의 파상풍의 연령별 면역혈청학적 역학연구"에 대한 두 개의 논문을 토대로 최근 질병관리본부에 제출한 "우리나라의 디프테리아 및 파상풍 면역도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청소년의 일부와 20세 이상 성인의 과반수 이상이 디프테리아 및 파상풍에 대한 면역상태가 급격히 저하되어 감염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연구팀은 디프테리아의 경우 지난 99년 4월부터 9월까지, 파상풍의 경우 지난 2000년 2월부터 11월까지 각 각 가톨릭대학교 성모자애병원, 성바오로병원, 성빈센트병원, 의정부 성모병원, 대전성모병원, 마산 파티마병원, 부산의대병원에 육아상담 및 건강진단을 위해 방문한 소아 및 성인 중 만성 질환의 병력이 없으며 최근 2주 이내에 급성 질환을 앓은 기왕력이 없는 정상 소아와 성인 1,800명(디프테리아)과 1,600명(파상풍)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연구대상자들의 2ml 정맥혈을 채혈, 혈청을 분리하여 디프테리아, 파상풍에 대한 독소에 대한 특이항체를 측정하였다.

디프테리아 및 파상풍의 방어면역 상태는 각각의 독소에 대한"중화항체가"로 평가하는데, 중화항체가가 0.1 IU/mL 미만인 경우는 방어면역 유지가 필요한 상태, 즉 면역상태가 매우 저하되어 감염위험이 높은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디프테리아의 경우 연구대상자 가운데 10세 이하와 11∼20세까지는 각각 6%만이 방어면역 유지가 필요한 상태였으나 21세 이상의 연령에서는 50% 이상으로 급격히 높은 비율을 보였고 특히 41- 50세 사이 연령에서는 73%로 감염위험이 매우 높았다.

파상풍의 경우도 10세 이하는 11.7%인 반면, 21∼30세가 42.0%, 31∼40세가 74.8%, 41∼50세가 91.2%, 51∼60세가 89.8%, 60세 이상이 92.5%로 30세 이상에서 면역상태가 급격히 저하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같은 역학적 특징은 DPT 백신을 어린 나이에 접종받지 않았거나 11∼12세에 성인용 Td 백신을 추가 접종받지 못해 생긴 결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 결과는 흔히 예방접종이 영유아에게만 해당하는 일로 생각하지만 청소년과 성인도 예방접종 대상에서 예외가 아닌 것을 시사한다.

특히, 모든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더라도 각 질병에 따라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사람 즉, 11∼12세 청소년과 오염된 상처가 생긴 응급환자, 농·축산업, 군인, 근로자 등 직업상 파상풍 노출위험이 큰사람, DPT 백신을 한번도 맞지 않은 60세 이상의 고령자들은 우선적으로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역학조사에서 책임을 맡은 강진한 교수는 "디프테리아와 파상풍은 자연계에 흔히 존재하는 데다가 매우 소량의 독소에도 발병을 일으킨다”며 "병에 걸린 후에도 적절한 방어면역이 만들어지지 않으므로 반드시 예방접종을 통해 방어면역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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