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보장기금의 최근 3년간 조성액은 늘었지만 집행율 평균이 고작 3.5% 밖에 되지 않는 등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에게 제출한 기초생활보장기금 시도별·연도별 운용 현황에 따르면 기초생활보장기금 조성액은 지난 2001년 554억원에서 2002년 755억원, 2003년 868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기금집행액은 각각 17억원, 26억원, 31억원으로 3년 평균 기금집행율이 고작 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04년 6월 현재 조성액 985억원 중 기금집행액은 16억원(1.7%) 수준으로, 정부는 소리만 요란하게 저소득층 자활지원을 외쳤지만 실상은 저소득층을 외면, 기초생활보장기금을 소극적으로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기초생활보장기금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18조 등의 규정에 의해 설치된 것으로 자활공동체에 대한 사업자금 대여,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대여 받은 자금의 이자보전, 기타 지역자활지원계획의 집행을 위하여 필요한 비용 등에 사용하게 되어 있다. 기초생활보장기금의 2003년도 운용실적을 보면 전국 16개 시·도 중 전라북도와 전라남도, 경상남도 3개 시도만 5% 이상의 기금집행율을 보였으며 서울은 2.8%, 대구는 0.05%, 인천은 3.4%로 나타났고 충청북도와 울산은 기금을 조성해 놓고도 전혀 활용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의 경우 특히 기금집행율이 저조한 지자체는 대구, 울산, 강원, 경북, 경남 등 6곳이었으며, 서울과 경기도의 기금집행율이 각각 0.7%, 0.6%로 1%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일부 지자체를 제외한 대부분 지자체는 기금조성에도 소극적이어서 기금 증가폭이 미미했으며, 울산의 경우는 기금 조성액이 3억여원에 불과했고, 광주의 경우 올해 조성액이 전년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명옥 의원은 “기금 고갈이 우려되는 측면도 있지만, 기금 조성에 따른 이자수익과 기금 조성액 중 일정부분이 활용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기금집행율은 너무 저조하다”며 “정부가 기초생활보장기금 지원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저소득층 자활사업에 무관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기금을 설치했을 때에는 설치목적에 맞게 기금이 제대로 활용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며 “저소득층의 자활지원을 위해 마련된 기초생활보장 기금제가 걷돌지 않고 내실 있게 운용되기 위해서 정부와 지자체가 모두 이 문제에 발 벗고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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