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간이나 비워놓았던 식약청장 자리에 김정숙 박사가 기용되자 업계가 잠시나마 술렁거렸다.

그가 여자라서가 아니라 전혀 의외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업계는 청장으로 거론되는 인물을 살피며 나름대로 자신들과의 연관관계에 주파수를 던져왔었다.

그러나 그는 전격발표가 되기 전까지 철저하게 숨겨져 왔다. 특히 김근태 장관 취임이후 외청 인사 스타일을 볼 수 있는 첫번째 시험대라는 것 때문에 그에 대한 관심도는 남달랐다.

그런 점에서 김청장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고 있는 것이다. 참신성과 전문성은 나름대로 알려졌지만 리더십과 추진력 그리고 조직장악력은 아직까지는 미지수다.

특히 식약청의 업무가 그러하듯 단체나 관련 업계의 입김에 얼마나 자유스러울 수 있는지도 분명하지 않다. 매사 식약청의 모든 사건 사고가 항상 이런 문제와 연관돼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신임 청장에게 가장 먼저 인적 및 분위기 쇄신을 주문하고자 한다. 식약청의 분위기는 주지하다시피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더욱이 그동안 불만사항으로 있던 복지부의 간섭이 이번 PPA사태로 인해 수면위로 부상함으로써 이를 해소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전임 청장이 복지부를 향해 쓴소리를 한 것으로만 식약청 공무원들의 속쓰림을 달래지 못했다. 그것은 문제가 생기면 앞 뒤 안가리고 여론과 편승해 식약청을 질타하는 복지부의 행태들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복지부를 무시하고 독단적 행동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식약청장 자리는 여론의 뭇매를 감수하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가 심심찮게 있기 때문이다. 조율과 현명한 판단을 요구하는 그런 모습을 부하직원들에게 보여주라는 것이다.

그 변화의 첫번째가 잘못된 여론이라고 판단될 때는 국민적 비난이 쏟아지는 한이 있어도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장관 한명의 줏대가 결국 식약청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중요한 잣대라고 볼 때 조금이라도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인적쇄신도 고려해볼 분제다. 만두파동, PPA사태는 정확히 말해 문제가 안될 수도 있는 것을 스스로 자초한 일임에는 분명하다.

즉 전문가가 없다는 지적이다. 피해가는 것보다 정면승부로 해답을 얻어냈던 선례도 분명히 있다.

식약청 업무치고 숨겨서 될 일은 아무도 없다. 충분한 설명과 전문가적 식견을 보여준다면 언론에 도마질을 당할 이유도 없다.

일례로 사람이 죽은 약물 부작용 사건도 공무원들이 상세한 설명과 합당한 자료를 제시함으로써 아우런 문제가 되지 않았던 일을 우리는 잘 기억하고 있다.

바로 이런 일처리와 이번 일처리를 견준다면 식약청이 행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 것이다. 청장 말대로 식약청이 미국 FDA 수준으로 가려면 오히려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다.

이제 후속인사를 우리는 볼 것이다. 통상적인 인사 보다는 전문가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그런 인사를 우리는 촉구한다. 식약청의 고유업무는 자리이동의 공백기도 분명 한몫을 하고 있다.

끝으로 신임 청장은 업계나 언론의 눈치를 보아서도 안된다. 식약청의 고유 업무를 잘 수행해 나갈 수 있는 길은 올곳은 리더십 뿐이다.

식약청은 전문기관이지만 행정력, 경영능력이 필요한 부서다. 한달을 하고 물러나는 일이 있더라도 모두가 바라는 바로 그런 강직한 청장의 모습을 보고자 한다.

이제 국감도 얼마남지 않았다. 지금까지도 의문이 풀리지 않는 각종 사안에 대해 청장이 진솔한 답변을 할 수 있도록 식약청은 일치단결해야한다. 그것이 비수가 돼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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