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파동과 PPA사태로 홍역을 앓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또다시 중국산 찐살 표백제 문제와 관련 보도자료 엠바고 문제에 휘말렸다.

담당 과장이 엠바고를 깬 신문사 편집국장을 찾아가 식약청 기사를 작게 써달라는 등의 요구를 했다니 참으로 한심할 노릇이 아닌가.

물론 개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식약청으로 인한 사회적인 문제가 불거지는 것이 싫어 이같은 행동을 했다고 이해하고 싶다.

그러나 엠바고에는 정도가 있다. 적어도 엠바고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기자단과의 어느 정도 합의가 있어야 한다. 즉 기자단이 전체 회의를 거쳐 엠바고를 할 것이지 안 할 것인지에 대한 결론에 따라하는 것이 관례다.

이러한 엠바고는 국가 정책 등의 추진 일정 등에 관한 것이 많다. 주로 발표 시기가
예민한 것들이 주류를 이룬다.

그렇다면 이번 찐쌀 표백제 문제는 조금 다른 성격이다. 문제점이 발견 됐으면 신속하게 국민에게 알리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할 문제다.

더욱이 이런 문제는 단 하루를 넘기더라도 피해를 보는 국민이 나 올 수 있는 사안이다. 상세하게 알려 피해를 최소화 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하는데 식약청은 이번 일도 그렇지 못했다. 참여정부의 대 언론관은 아다시피 언론에 구차한 구걸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잘못 된 것이 있으면 매질을 당하고, 언론의 잘못에 대해서는 정면으로 승부하겠다는 의지다.

이런 와중에 그것도 담당 공무원이 신문사 편집국장을 찾아갔다는 것은 일단 현명한 판단은 아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구걸로 보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출입기자들이 매사 식약청이 생산하는 보도자료나 밷긴다고 생각해 이 문제를 쉽게 보았을 만도 하다. 이번 문제도 그런 점에서 나름대로 엠바고를 정했다고 본다.

따지고 보면 만두파동도, PPA사태도 발표시점과 무관할 수 없다. 시기를 조절하다 도리어 큰 화를 자초한 좋은 교훈을 준 사건이다. 왜 이런 문제를 식약청이 계속 답습하고 있는지 이번에 제대로 뼈저리게 느끼기를 촉구한다.

사건이 터진 후 핑계와 해명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제때 제때 사실에 근거한 발표를 하는 것이 오히려 사회적 여파가 더 적을 것이다.

엠바고에 의해 모든 자료가 공개되는 시대는 지났다. 수많은 언론과 인터넷 매체들이 연일 엄청난 기사를 쏟아내고 있고, 많은 제보들이 난무하고 있다.

숨긴다고 늦춘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사실을 그대로 틀어 놓고 최선을 다했음을 보여주면 된다. 그것이 참여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 언론관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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