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판정을 받은 간호사가 생면부지인 이웃에게 자신의 장기를 남겨주고 먼 길을 떠나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장기를 기증한 주인공은 충북 청주성모병원에 근무하던 정선희(26) 간호사.

참간호를 실천하며 어려운 환자들을 돌보아 왔던 정간호사는 최근 갑작스런 뇌출혈로 쓰러져 제천서울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지난 3일 뇌사판정을 받았다.

정간호사의 부모는"소생이 어렵다"는 의료진의 진단에 따라 장기를 기증하기로 했다. 생전에 간호사의 길을 천직이라 여기며 환자의 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해온 정간호사의 모습을 되새기며 장기기증을 통해 힘겹게 병마와 싸우고 있는 환자에게 사랑을 베푸는 길이 마지막 가는 딸의 뜻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강남성모병원 장기이식팀은 지난 4일 정간호사의 간과 심장, 신장, 각막, 췌장 등의 적출수술을 실시했다. 적출된 장기는 만성질환을 앓아 오던 7명에게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줄 예정이다.

지난 2000년 청주과학대 간호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청주성모병원에 입사해 5년간 산부인과 병동에서 근무해 온 정간호사는 생전에 바쁜 생활속에서도 헌신적인 간호와 따뜻한 배려로 환자들 뿐만아니라 동료들에게도 인기가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간호사의 빈소에는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하늘로 간 고인을 기리고자 병원동료, 친지 등 조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한간호협회 충북간호사회(회장 목진향)는 회원들과 함께 빈소를 방문해 격려금을 전달하고 가족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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