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노사가 산별협약에 합의하면서 병원총파업이 일단락됐으나 일부 병원의 노동조합이 산별협약을 거부하고 한달째 파업을 지속하고 있어 산별교섭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은 물론 산별교섭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지부교섭 과정에서 개별 병원노조는 생리휴가 보전책과 용역직원 계약승계 사항, 무노동무임금 철폐 등 이미 노사가 합의했거나 산별협약에 명시된 것과 달리 더 많은 사항을 요구하며 파업을 불사하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의 경우 "산별협약이 지부협약에 우선한다"는 내용의 산별협약 10조2항을 거부하고 있으며, 지방공사의료원을 비롯한 일부 국공립병원은 산별협약보다 더 많은 임금인상을 요구하거나 생리휴가 수당보전 범위를 산별협약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대한병원협회(회장 유태전)는 최근 노사대책회의를 열고 "지부별 보충교섭 과정에서 산별협약 제10조2항에서 규정하는 산별협약의 우선효력 규정을 전면적으로 거부하고 있는 일부 병원노조와 지부 보충협약이 타결되지 않는 병원을 지원하기 위해 2차 총파업을 계획하고 있는 것은 산별교섭의 의미를 크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이에 대해 강력히 대응키로 하고 구체적인 사항은 집행부에 위임했다. 또 병협은 7일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에 "산별협약 서명시 위원장이 직접 선언·약속한 지부파업 즉시철회 및 현장복귀가 이행되지 않고 있을 뿐더러 산별협약 합의내용을 지부교섭에서 재론하는 등 신의성실 원칙이 무시되고 있다"며 산별협약 준수를 촉구하는 협조공문을 발송했다.

아울러 "산별협약 합의내용을 지부교섭에서 재론하지 않겠다는 것은 교섭과정에서 수차례 약속한 사항"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병협은 일선 병원에도 공문을 발송해 "지부 보충교섭이 진행중인 병원에서는 산별협약의 기본취지에 따라 원만하게 타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보건의료분야 산별교섭은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이 수년전부터 요구해온 사항으로 올해 병원협회가 보건의료노조의 요구를 전격 수용, 사측 대표단을 구성하면서 산별교섭이 성사됐다.

13일간의 총파업과 밤샘 교섭 끝에 병원노사는 어렵게 산별교섭 합의안을 도출해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일부 병원들이 산별협약을 거부하고 개별 사업장별로 파업을 지속하며 지부교섭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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