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계통에서 사용하고 있는 수입산 전충(전갈)이 엉망으로 유통되고 있어 국민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중국산 전충의 경우는 냉동기술이 현격히 발달한 지금까지도 해상운송을 통한 저질 유통이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산의 경우는 동물성 약재 유통이 과거 부패방지를 위한 소금절이기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며 “만약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에게 투약할 경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원료의약품으로 수입되고 있는 전충은 강력한 식풍해경(熄風解痙), 통비지통(通痺止痛)작용이 있어 신경계 질환 치료에 활용되고 있는 한방 약재다.

전충의 경우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100%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실정인데, 이런 문제점을 알고 있는 일부 한의사들은 대체 품목으로 오공(지네)을 사용하고 있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수입 전충에 스며든 소금기를 완전히 빼내기는 어렵다”며 “중국산의 경우는 소금에 절이는 것이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무게를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보통 수입산 전충은 잡은 후 1주일 정도 굶긴 후 고기 덩어리를 주어 배를 불리고 나서 소금물에 끓여 말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냉동방식으로 수입 유통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약보다는 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충을 사용하고 있는 서울의 모 한방병원 약재 담당자는 “전충에 소금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 수침한 후 약재로 쓰고 있다”며 “그러나 소금기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 것 같다”고 밝혀 이런 문제가 사실임을 입증했다.

그러나 전갈을 식용으로 활용하는 중국의 경우 자국용은 냉동 보관해 판매하지만 한국 등 수출용은 변질·부패 등의 이유로 소금을 첨가하고 일부는 백반이나 설탕을 혼입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

문제는 여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소금에 절여 수입된 전충은 국내 반입 후에도 구입한 국내 일부업체들이 구입했을 때보다 무게가 줄어들 경우 또다시 소금물에 넣고 끓였다가 건조한다는 것이다.

즉 전충은 수입 시에 이어 수입 후 유통에 이르기까지 가격 부풀리기 때문에 소금에 완전히 절여져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한약규격집에는 전충의 경우 “갈잠을 끓는 물이나 끓는 소금물에 잠깐 담갔다가 말린 것”이라며 “염분이 3.0% 이상 섞여 있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식물성 약재보다 효능이 빠르고 강하며 독성을 가지고 있는 동물성 약재에 대한 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600g에 6~7만원의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전충은 지난해 10t 가량이 국내에 수입돼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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